전국 최초의 경전철로 지난해 7월 개통예정이었던 용인 경량전철이 사업 시행사와 시 간의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채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사업 시행사인 (주)용인경전철 측과 시 집행부가 각각 상대방이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사업해지를 통보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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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주)경전철 측은 지난해 말 “용인시가 부당하게 경전철 준공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며 준공승인 반려에 대한 가처분 소송을 진행 중에 있어 경전철 개통을 둘러싼 공방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주)용인경전철은 지난 11일 “용인시가 그동안 준공확인을 거부해 실시협약상 의무를 불이행해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며 “시설 이관 및 해지 지급금 청구절차 등 후속절차 진행 계획과 더불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사업해지 방침을 통보했다.
(주)경전철 관계자는 “이미 실시계획에 따른 모든 공사를 완료했음에도 시가 공사지연 등 근거 없는 이유로 오히려 실시협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통보를 했다”며 “따라서 불가피하게 사업해지를 통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주)경전철 측은 시 측이 최소운임 보장금 지급을 늦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준공과 개통에 따른 행정절차를 지연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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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도 “(주)경전철이 공사지연 등 사업시행자 의무를 다 하지 못했다”며 (주)경전철 측에 사업해지를 통보했다.
시는 지난 14일 “용인경전철 민간투자사업과 관련 ‘선 준공 후 개통’인 시의 입장에는 변함없다”며 “사업시행자 측 계약해지 통보에 따른 법적 분쟁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용인경전철 민간투자사업은 협약 상 사업시행자 측에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작업을 모두 완료하고 준공 확인을 신청하는 게 원칙”이라며 “시가 무조건 준공 확인을 거부하고 개통을 지연하는 식으로 비춰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4개 공구로 나뉘어 진행된 경전철 구간 중 1개 구간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40여 건 이상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정밀검사 결과에 따르면 일부 △교각 균열 △공구 내 플랫폼과 차량 간의 이격거리 과다 △교각 기둥부 및 코팅부 균열 △외부계단 시공불량 △강설·우천시 보행교·계단 안전사고 우려 등이 지적됐다. 뿐만 아니라 일부 공사구간의 경우 당초 설계와 맞지 않은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규 시장은 “시민의 안전이 확인된 후에는 손익여부에 상관없이 개통을 추진하자는 방침”이라며 “하지만 시행사 측이 자신들의 의무는 뒤로하고 권리만 찾겠다고 해 유감스럽지만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업해지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책임소재 규명은 물론 지급금 산정, 시설물 인수인계 등에 대한 합의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
뿐만 아니라 외국자본이 투입된 용인 경전철의 경우 국제상업회의소(ICC)와 같은 국제중재기구의 중재절차를 거쳐야 한다. 무역업계에 따르면 국제 중재의 경우 통상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양 측의 극적인 합의가 없을 경우 용인경전철 개통은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