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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양두구육(羊頭狗肉)

춘추시대, 제나라 영공(靈公) 때의 일이다. 영공은 궁중의 여인들에게 남장을 시켜놓고 그 모습을 보며 좋아하는 별난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취미는 곧 백성들 사이에도 유행되어 남장한 여인이 날로 늘어났다.
그러자 영공은 재상인 안영(晏子)에게 “궁 밖에서 남장하는 여인들을 처벌하라”고 법으로 남장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그 유행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영공이 안영에게 그 까닭을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전하께서는 궁중의 여인들에게는 남장을 허용하시면서 궁 밖의 여인들에게는 그것을 못하도록 명하셨습니다. 하오면 이는 ‘밖에는 양 머리를 걸어 놓고 안에서는 개고기를 파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라도 궁중의 여인들에게 남장을 금하십시오. 그러면 궁 밖의 여인들도 감히 남장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후 영공은 안영의 말에 따라 즉시 궁중의 여인들에게 남장 금지령을 내렸다.
그러자 그 이튿날부터 제나라에서는 남장한 여인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안자춘추(晏子春秋)’무문관 양자법언(無門關 揚子法言)에 나오는 고사다.
양두구육(羊頭狗肉)은 원래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현양두매구육(懸羊頭賣狗肉)의 준말이다.
즉 좋은 물건을 간판으로 내세우고 나쁜 물건을 팔거나 표면으로는 그럴 듯한 대의명분을 내걸지만 이면에는 좋지 않은 본심이 내포되어 있는 것을 일컫는다.
얼마 전 무인가 학습장인 ‘ITS목회학박사원’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취재를 맡게 됐다. 대학교 총장이라는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는 사람이 한국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유령학교를 만들고 전국에서 200여명에 달하는 학생들에게 박사학위 과정을 교육한다며 등록금을 착복하고 이들을 속여 왔다.
또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정한 정년제까지 어기고 있어 많은 기독교인의 인상을 찡그리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일부 언론을 통해 “진실한 모습과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사리사욕이 개입되면 온전한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의 강의나 강연을 통해 혹은 경청하며 그의 칼럼과 이야기를 경청하며목회자의 꿈을 키워온 사람만 전국에 수만에 다다를 것이다.
사회적인 처벌이 있기 전에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스스로 반성해 제나라 영공과 같이 시간이 지난 뒤라도 만인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