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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무너진 감정 조각들 ‘조용히 쓰다듬기’

노광희 네번째 시집 ‘손톱을 길러보기로 했어’ 출간

 

용인신문 | 노광희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손톱을 길러보기로 했어’가 별꽃에서 나왔다.

 

삶에 대한 성찰적 사유와 일상의 미학이 직조돼 있는 이번 시집은 자연, 사물, 관계성 등을 키워드로 한 다채로운 시편들을 담고 있다.

 

시집을 읽다 보면 시인이 말했듯 “마음에 힘이 없어서 스스로 잘려 나가고 뜯겨졌던 살점들”을 헤아리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자기 돌봄의 세계로 안내하는 문장 한 줄 한 줄에 밑줄을 긋고 있는 우리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오늘따라 손가락이 아팠어/ 손톱에 적립되는 미완성의 날들이 불편해서/ 수없이 잘라내고 팽개쳐진/ 못생긴 것들이/ 삐죽이 자란 기억을 자르려다 스며든 미안함으로/ 때 늦은 말 대신 붉게 반짝이는 매니큐어를 칠했어/ 저 잘린 나무를 보듯//...”(‘손톱을 길러보기로 했어’ 부분)

 

박수자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사물이 우리에게 귓속말로 건네는 시점, 그 너머의 그늘까지도 빛으로 승화시키는 은유의 세계로 초대하는 시”라며 “우리에게 따뜻한 안부와 위안을 묻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어떤 사물을 불러 세워도 미끄러지지도 않고 모난 데 없이 잡아채서 흐르게 하는 삶의 시어, 장마에 황토물이 지나간 자리, 퍼덕거리며 강물마저 삼키는 문장”이라고 말했다.

 

이은규 시인은 “잘려나간 손톱, 가지 잘린 나무, 무심히 지나온 기억들. 노광희 시인은 손끝에서 시작된 미세한 통증을 따라간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자주 스스로를 외면해왔는지를 되짚고 있다”며 “시인은 우리에게 고통은 현재진행형이고 외침은 아득하지만 무너진 감정의 조각들을 조용히 쓰다듬기를 제안하고 있다”고 했다.

 

노광희 시인은 지난 2001년 월간 순수문학에 신인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용인문인협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종자와 시인 박물관에 시비 선정 수혜(상처에 대하여) 시비가 있다. 시집‘따뜻한 남자의 손은 두 개다’, ‘상처에 대하여’,‘너를 기다리는 동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