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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백암 백중 문화제, 근본을 지키고 계승하는데 최선”

이강수 백암백중문화보존위원회 위원장

이강수 위원장

 

지경다지기

 

씨름

 

농악

 

논고르기부터 모찌기, 모내기, 타작까지 농요 진행 모습

 

제9회 백암 백중 문화제를 알리는 현수막

 

이전에 치른 백중 문화제를 추억하며 간직한 사진모음

 

다음달 26일부터 이틀간 개최
참가자들 바지 저고리 착용은
아쉽지만 내년 행사로 미뤄야
용인 넘어 전국적 문화제 도전

 

[용인신문] “시대에 맞춰 조금씩 변할 수는 있지만 근본이 바뀔 정도로 변하는 것은 새로운 문화로 인해 옛것을 잊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백중 문화제의 근본을 살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 해서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천하의 큰 근본이라며 그 옛날 우리 조상들은 농사를 근본 삼아 살았고 백중은 열심히 일한 농부들이 일손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는 날로 음식과 술을 나누고 각종 놀이를 즐기던 농민들의 여름철 명절입니다. 백암에서는 주민들이 백중 때쯤 열린 백암장에 모여 농악놀이와 씨름대회 등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를 즐기며 음식과 술을 나누며 화합을 다졌던 것에서 유래합니다. 그 뜻을 살리겠습니다.”

 

전 위원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지난해 위원장으로 추대됐으며 그 직을 수락해 올해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강수 제 9대 백암백중문화보존위원회 위원장이 본인의 생각을 담은 백암 백중 문화제 행사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말했다.

 

오는 8월 26일~27일까지 제 9회 백암 백중 문화제를 예고했다. 올해 백중은 8월 30일 이지만 백암에 민속5일 장이 서는 장날과 주말이 만나는 26일을 선택했다. 이 위원장이 간직했던 생각을 실천하기 위한 시작이다.

 

백암백중문화보존위원회는 백중 즈음 열렸던 백암장에서의 백중놀이를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전통문화창달은 물론 지역민의 화합과 공동체문화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것에도 그 뜻을 담았다. 더 나아가서는 민속 문화축제로 발전시켜 용인이란 도시브랜드의 가치를 드높인다는 계획으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발족했다.

 

이 위원장은 “국내에서 이뤄지는 축제 대부분은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한 상품명을 앞세운 상품축제가 있고, 전통이나 문화적 특징을 살려 그 지역만의 특색있는 문화를 앞세운 문화축제가 있다”라며 “백암의 백중 문화제는 문화축제에 속하는 만큼 문화적 특징을 살릴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자체가 지정하는 문화제가 된다면 그 지자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더욱 많은 열정을 쏟는 문화제로 지자체와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참가자 모두에게 옛 우리나라 백성들과 농부들이 착용했던 흰색 바지저고리의 민복을 맞춰 입으려 했으나 행사 진행자들만 입는 것에 만족키로 하고 전체 참가자들의 착용은 내년을 기약했다.

 

하지만 다른 여러 지역 행사에 참석했던 이 위원장은 “어떤 곳, 어떤 행사건 밋밋한 행사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 없이 그저 ‘행사를 치렀다’로 기억하게 된다”라며 “하지만 문화행사는 어떤 특산품을 이용한 상품행사와 다르게 특별한 복장이나 특별한 춤 등 그 지역만의 문화가 기억에 남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백암 백중 문화제는 방문했던 관람객들이 ‘옛 조선에 다녀온 듯 주민 모두가 조선시대 복장을 했더라’라는 말을 듣고 싶다”라고 했다.

 

올해 행사는 전통적 의미를 살린다는 의미를 담아 민속5일 장이 서는 날(26일)을 선택해 장에 가는 날로 치러진다. 특히 주민화합을 강조했기에 백암면 5개 단체와 별도로 활동하는 남·여 자율 방범, 의용 소방, 농주모, 고주모 등 단체들의 협조를 받기로 했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반계숭모회에서 진행하는 반계 유형원 선생의 고유제는 백암 백중 문화제의 시작을 알린다. 이어 농악과 씨름을 중심으로 각종 민속놀이를 프로그램에 담았으며 개막식 행사와 주민화합의 상징인 지역민 장기자랑 및 백중 가요제는 해가 저문 저녁에 진행함으로써 지역민들이 더욱 많이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백암 예술단에서 이름을 바꿔 지금은 흰바위 농악단으로 불리는 단체의 제 3대 회장을 역임했기에 전통을 지키는 민속놀이에도 조예가 깊다.

 

백암의 흰바위 농악단은 경기도 내 31개 시·군이 참가하는 경기도민속예술경연대회에 용인시 대표로 참가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올해도 농요를 주제로 도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농요는 벼농사를 시연하면서 농민들이 생업으로 하는 일을 보여주는 것으로 올해는 백암 백중 문화제에 30분 정도를 할애해 모찌는 소리를 시작으로 모내기와 논매기를 선보인다. 논매기는 다시 셋으로 나눠 손으로 매고, 호미로 매고, 피살이 하는 모습을 시연하며 마무리된다.

 

기존 프로그램을 모두 새 프로그램으로 바꿀 수는 없기에 대부분 지난 문화제에서 볼 수 있었던 지경다지기 등 프로그램을 재연한다. 하지만 이번 제 9회 백암 백중 문화제에서 강조하는 몇 가지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우선 금혼식을 발표했다. 결혼 50주년 행사지만 94세 어르신 커플이 신청했기에 50년 이상 결혼 생활을 이은 어르신이 금혼식 대상이 됐으며 전통 혼례로 치러질 계획이다.

 

다음은 씨름대회에 프로선수 참가를 금지했다. 순수 아마추어만 신청받으며 주민 누구나 대상이다. 이미 송아지를 구매했고 장원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예로부터 씨름대회 장원에게 지급됐던 황소를 송아지로 바꾼 것이다.

 

그 외에도 새끼꼬기 대회를 개인전으로 준비했고, 줄다리기대회는 주민 누구나 참가해 청군과 백군으로 나눠 즐길 수 있게 했다. 또 지게 힘자랑 대회, 이엉 엮기 체험, 외국 민속공연을 보여줄 남미공연단 공연, 길거리 농악, 판굿 놀이, 농부 마술사, 군악대 공연 등 푸짐한 볼거리가 제공될 예정이다.

 

이강수 위원장은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백암 백중의 의미”라며 “자연스레 모여 모두 더불어 즐기는 문화제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하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