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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김승일·주영헌 시인, 동네서점 돌며 ‘감동 선사’

우리동네 이웃사촌 시낭독회(우이시)

 

 

[용인신문] 김승일·주영헌 두 시인이 전국 동네 서점을 돌면서 펼치고 있는 ‘우리동네 이웃사촌 시낭독회(우이시)’가 잔잔한 감동을 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시인이 직접 낭독해주는 시를 들으면서 시를 감상하게 하는 시 확산 문화운동이다. 시 해설을 곁들인 낭독회를 통해 감동을 받은 독자들 가운데 시창작에 도전하는 시민들도 나오고 있다.

 

두 시인이 우이시를 처음 시작한 것은 2020년 2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때였다. 당시 우이시를 통해 시민들은 우울한 마음을 달랬다. 용산 CGV에서도 우이시를 초청했다. 코로나 때문에 상영관이 비게 되자 극장에서 시낭독회를 기획했다.

 

지금까지 30여 차례에 이르는 시낭독회를 열었다. 처음 김 시인의 제안으로 우이시에 뜻을 모은 두 사람은 서점을 찾아가 시낭독회를 제안했다. 서점 측에서는 시낭독회가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재밌겠다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최초로 제안해서 시낭독회를 실시했던 서점은 용인의 서점이 아니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니은서점이었다. 주 시인이 아주대 노명우 교수의 책에 감동을 받은 독자였는데 페이스북에서 서점 오픈 소식을 접한 후 찾아나섰다.

 

“인생에 있어서 첫 시낭독회를 경험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대부분 시를 접하는 것이 중고등학교 이후 처음이라고 할 수 있죠. 이분들이 시를 감상하는 것이, 또 시집을 사는 것이 어떻게 보면 문화적인 첫 경험인데 우이시에서 어떤 감동을 받고 또 어떤 자극을 받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문학을 향유하는 향유자로서 문학의 효용에 대한 생각을 새로 갖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낭독회를 보여줘야 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두 시인은 흥미롭고 이왕이면 감동이 있는 낭독회를 만들고 싶어 했다. 두 시인은 각자 개인 시집을 서로 바꿔 낭독하면서 해설을 했고, 만담을 주고받았으며, 독자 질문에도 답을 하는 식으로 약 2시간 정도 소통했다. 주 시인이 통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곁들였다.

 

입소문이 나고 동네서점 네트워크를 통해 우이시가 번져나가면서 천안, 청주까지 다녀왔다. 코로나19 때문에 포항과 대구의 우이시 초청은 취소됐다. 우이시는 현재 제안과 초청이 반반이다.

 

남녀노소 우이시 참여자들은 멀리서도 오고 가까운 데서도 온다. 홍보물을 보고 단순하게 찾았다가 감탄하는 사람도 있고, 이같은 문화 활동을 간절히 원했던 사람들은 잘됐다며 찾아왔다.

 

동네 문화에 영향을 미쳐 기흥구 상하동에 위치한 강남마을 9단지에서는 동네 길을 시와 벽화로 꾸미는 ‘시가 있는 길’ 주민공모사업으로 이어졌다. 60여 점의 시가 담장을 꾸몄다. 우이시를 접한 시민이 고전적인 시낭송회와 달리 독자와 소통하는 시낭독회에서 감명을 받아 동네 주민들과 시를 나누기 위해 주민들이 함께 문화사업을 추진했다. 두 시인의 특강으로 시창작 도움을 받은 주민들이 시인으로 태어났다.

 

“낭독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주민들과 어우러지는 단계로 확장되는 것이죠. 또 저희 낭독회를 듣고 시집도 사서 보게 되고 서점에 가서 시집 코너도 들리게 되는 경우도 많아요.”

 

 

우이시 영향으로 동백에 있는 반달서림에서 시창작회가 열리고 있으며, 학교나 도서관 등에서 특강 제안도 들어온다.

 

김 시인의 경우는 학교폭력예방근절운동을 하면서 각종 폭력에 대한 저항적인 시를 쓰다보니 그의 시집을 읽고 찾아오는 학생도 있다.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던 청소년이 삶의 희망을 얻는 모습을 보며 두 시인은 힘든 줄 모르고 신명나게 우이시 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