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여년 동안 짓고 있는 성가족성당이다. 오로지 기부금과 입장료 수입으로만 짓는 성당은 가우디 자신도 언제 완공될지는 하느님만 아실거라 말했다고 한다. 그만큼 완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의 의미와 혼, 작품을 만들겠다는 철저한 장인정신, 그리고 본인 스스로 완성을 못하더라도 다음사람에 대한 인계와 인정, 그리고 자신이 한 업적에서 내려놓는 마음들은 내게 충격과 깊은 감동을 주었다. 임기 내에 모든 것을 다하려하고 부실공사에 스스로 생색까지 내려는 우리네 모습과 너무 달라 보고 있는 내내 부끄러울 뿐이었다.
▲ 우리는 지금 불안한 밤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리더를 더욱 믿고 맡기며 따라야한다.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세상들,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국민모두를 지혜롭고 따뜻하게 인도해주길 희망해본다
▲ 안작가 길위의 풍경 어떤 무엇을 즐기는 것에는 그 때가 있음을 안다. 가장 팔팔할 때 배낭여행을 가야하는 것처럼 나이 먹어서의 여행은 본인도 주변사람들도 그저 힘들게 하기만 한다. 지금은 밖으로 나가야 할 때, 봄꽃들을 봄바람을 봄햇살을 맘껏 즐길 그 때다 비바람을 막아주는 값비싼 잠바를 걸치지 않아도 나이가 들어 힘에 부쳐도 자연이 주는 그 큰 축복을 아무 댓가없이 한껏 누릴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시간이다 나가자
▲ 안작가, 길위의 풍경 모터쑈 마지막날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유독 한 부스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는데 노란스포츠카도 멋있었지만 레이싱 모델이 매력적이었다고나 할까 2인승 노란 스포츠카에 저 멋진 미녀를 태우고 강변도로를 맘껏 내달리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그런 생각까지도 치열하게 경쟁했던 어느 오후였다.
▲ 안작가 길위의 풍경 봄날이다 술병 위에도 봄은 오고 아마도 내가 마신 술병에 꽃이 피었다면 작업실 전체가 그 주변이 큰 정원이 되었겠지 술병 위에 꽃이 피고 술잔에도 꽃이 피고 우리 입에서도 꽃이 피는 그런 어느 봄날이다
▲ 안작가, 길위의 풍경 높은 곳에 오른다 내게 높은 곳은 너무도 멀어 눈치를 살펴 몰래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꺼지지 않고 반짝이는 어디인가로 모이고 흩어지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움직이지 않으면 그건 삶이 아니지 이 땅에서 움직이려면 마음을 집구석 깊숙이 숨기고 와야해 높은 곳에서 미처 숨기지 못한 마음이 나와 움직이고 있었다
▲ 안준섭 작가 보기보단 살기 힘든 곳이라 했다 일년의 반이 겨울이라고 눈이 지겨워 떠난다는 동료화가의 푸념섞인 목소리도 떠올랐다 그 곳은 추위의 근원과 맞닿아있다 정신 차리라고 이렇게 살면 되겠냐고 매서운 바람이 낯을 때렸다 아팠지만 나는 그 순수하고 근원적인 바람과 추위가 좋았다 그 곳에서 참 많은 다짐을 했다 강원도 봄도 아닌 어느 곳에서 그 곳을 추억한다
▲ 안작가, 학자금 대출을 안겨주신 부모님 맘에 차지 않는 학교 졸업해서 놀고 있는 선배 예쁜 여학생만 좋아하는 교수님 장학금 정보는 절대 가르쳐 주지 않는 친구 도무지 알 수 없는 미적분 같은 그녀 무엇 하나 잘 하지 못하는 나 어떻게 취하지 않겠습니까? 아버지..
▲ 안준섭 작가 한참을 바라 보았다 자석에 고정된 것처럼 그런 풍경이 있다 모든 기억이 와락 쏟아지는 구토같은 그때 왜 그랬어 다그쳐 묻고 소리도 없이 멀리 사라져버린 그런 풍경이 있다
클래식을 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예술을 꿈꾸는 어린 친구들에게 부탁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악기를 가지고 거리로 시장으로 대합실로 나와 주세요. 그리고, 그 곳에서 연습해 주세요. 여러분이 좋아하는 곡들을 진심을 다해 연주해 주세요. 클래식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듣지 못하고 볼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진심이 담긴 연주는 배우고 안배우고를 떠나 감동할 수 있는 마음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것에 작지만 성의를 표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참 살기 힘들고 어려운 세상입니다. 쓸쓸한 거리를 지나다 여러분의 연주가 들려져 좀 더 따뜻한 미소를 짓게 되는 날이 오길 고대해 봅니다. 세상이 힘들수록 예술이 그래야 되지 않을까요?
고향 이야기에 웃으신다 베트남 낀장 30년을 홀로 자식들만 보고 사셨던 시어머니 비행기로 다섯 시간을 타고 수 만km를 건너 온 며느리 그 시간과 거리만큼 좁히기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시무룩하게 밥만 먹었다 베트남 낀장 고향 이야기에 웃으신다 아버지 어머니와 둘러싸여 동생과 웃고 떠드는 저녁식사를 떠올렸을까 딱딱한 껍질을 깨고 흰 속살이 나오는 것을 보며 또 웃는다 지혜도 밝게 웃는다
▲ 안작가 밖이 추운가봐 내 더운 가슴이 부딪혀 하얀 김이 올라 칭칭 감긴 실타래 같았어 나를 감고 있는 질긴 희망 싹둑싹둑 잘라 볶아 매운 현실은 기본 매워서 눈물이 나지 언제나 파김치로 돌아오는 몸도 시든 푸성귀 같은 일상도 다 넣고 볶아 내 맘도 몰라주는 하느님 맘대로 볶아 질기지도 않은 나를 씹으며 내 마음은 지금 흰 아지랑이가 피어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