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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진짜 민주주의

김민철(칼럼니스트)

 

[용인신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 힘’에 입당했다. 윤석열의 입당으로 국민은 힘은 대통령 후보 경선 일정을 확정했다. 국민의 힘은 8월 30일 경선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9월부터 본격적인 후보 간 경선에 돌입하여 11월 9일 대통령 후보를 최종 선출한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석열은 36.3% 지지율을 기록, 여야 후보를 통틀어 1위에 올라섰다. 이런 결과가 일시적일지 지속적일지는 전적으로 윤석열에게 달려 있다. 윤석열은 정치 참여의 명분을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여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것으로 삼고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제일의 목표로 설정했다. 이밖에도 여러 이유를 들었으나 주목할만한 것은 별로 없다. 그가 자유민주주의를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는지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자유민주주의야말로 진짜 민주주의라고 주장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자유주의라고 쓰는 것이 올바르다. 자유주의는 프랑스혁명 전후 정립되었는데 영국의 휘그당이 강령으로 삼아 현대 민주주의의 주요한 이념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에서도 자유주의라고 정의한다.

 

민주주의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 평등과 공존을 근본으로 하는 인도주의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여기서 자유만 콕 집어서 민주주의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반쪽짜리 민주주의다. 윤석열은 민주주의의 반대개념으로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생각하는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민주주의의 반대개념은 전제주의(군주에 의한 지배) 혹은 전체주의(파시스트 지배) 독재체제를 말한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는 경제사회적 개념이다. 즉 자본주의의 상대적 개념인 것이다. 윤석열은 민주주의의 개념부터 정립해야 한다. 자신이 주장하는 자유민주주의만 진짜 민주주의라는 주장이 얼마나 무식 무지한 것인지 먼저 깨달아야 한다.

 

윤석열은 민주주의의 개념부터 공부하고 나서 무엇을 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윤석열에게 느낄 수 있는 확고한 의지는 검찰권을 정치로부터 독립시키겠다는 것이다. 검찰총장직에 있으면서 그가 정권으로부터 받은 압박은 치졸할 정도로 집요하고 노골적이었다. 오죽하면 정치에 뛰어들었을까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대통령직은 본때를 보여주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경제만 살리면 되는 자리도 아니다. 한국사회가 당면한 숱한 난제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해결의 우선순위를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직책이 대통령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독립적이면서도 상호 연결된 융합 관계에 있다. 대통령이 되려면 철학이 분명해야 한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이다. 윤석열은 물론 여야의 대선후보들에게 공통적으로 부족한 것이 과연 그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이 무엇인가이다. 8월 30일 경선 후보 등록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 먼저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을 확실하게 세우고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해답을 구하는 것이 우선이다.

 

윤석열에게도 장점은 많다. 박근혜 이명박 이재용을 수사하면서 보여준 엄정한 법 집행 의지는 누가 뭐래도 검사의 표상이라 할만했다. 검사 윤석열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너무나 그 인상이 강렬해서 국민 다수가 잘 알고 있다. 윤석열은 이제 검찰총장을 몇 단계 뛰어넘어 대한민국 최고위 공직인 대통령에 도전한다. 그가 자신의 희망대로 국민의 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승리하여 내년 3월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다면 단 한 번의 선출직 공직자 출마에 대통령이 되는 초유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앞으로 경선 과정에서 경쟁자들과 언론의 검증은 가혹하리만큼 집요할 것이다. 윤석열 스스로 대통령 직책을 수행할만한 재목이라는 것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그의 희망은 한가을 밤의 꿈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다음에는 권력에 미련이 남아 총선에 출마하여 국회의원이 되고 다시 대선에 도전하는 과정을 밟을 것이다. 우리는 안철수를 통해 익히 그런 모습을 보았다. 대통령이 되느냐 여부는 결국 윤석열에게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