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들과는 천하를 도모하지 말라
왕이 혼군이나 암군으로 기억되는 것은 대부분 측근의 아둔한 탓이다. 훌륭한 측근을 둔 임금은 위기에 처하지도 않을 뿐더러 설령 처한다 해도 다스림에 규각(圭角)이 없다.
나라를 다스림에 왕은 미주알고주알 나서지 않는다는 말이며, ‘어험’ 한마디면 나라는 태평성대가 된다. 이를 ‘천하위공’이라 했다. 고래로 명군을 일러 오동나무요, 그 오동에 깃드는 신하 곧 새를 봉황이라 했다.
정현(鄭玄)은 시전(詩箋)에서 봉황의 품성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는다<鳳凰之性 非梧桐不棲>. 쉽게 말해서 충신은 난세일수록 그 뜻을 바르게 세운다는 말이다. 혼군 박근혜는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을까, 그 답은 통일교 창업주 문선명에게서 찾을 수 있다. 세상 사람들은 문선명을 일러 재림주다 뭐다 하며 꼴 같지 않는 칭송을 다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도 죽어 백골이 진토 된 여느 범부와 다를 바 없다는 것. 그럼에도 그가 여느 범부와 다른 점은 성경에 최소한 두 개는 분명하고도 정확히 갈파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오늘날 통일교를 어마어마하게 일으킨 단초다. 없는 놈은 있는 것 마저 빼앗긴다는 마태복음의 법칙이 그 첫째요.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는 예수의 말이 그 둘째다. 이에 문선명은 크게 깨닫는다.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예수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베드로가 성전미문에서 구걸하는 앉은뱅이에게 한말이다.
하나님의 권능이 떠났기에 교회는 돈이 필요했다. 이를 통일교 창업주 문선명에게 언질해준 인물이 전라도 산속에 거하는 갓 쓴 선비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예로부터 천하에 뜻을 둔 자는 가슴 속에 세상 누구도 모르는 자기만이 알고 있는 선비를 하나씩 감춰두고 있다. 막히고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그를 찾아가서 신의 한수를 청한다. 세상은 혼자살수 없다. 누군가에게는 물어야하고 혹자에게는 배워야한다. 순자는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은 묻지 않아서미혹자부문(迷惑者不問)이라 했다.
혼군 박근혜는 김기춘 이정현 김무성 우병우 이런 천부(賤夫)들과 천하를 논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승 날 때 개도 난 격이다. 천하절품에는 둘이 있다. 사람 중엔 여포요, 말 중엔 적토마. 천하멸품 둘이 있는데 혼군에는 원소요, 암군에는 월술 이다. 군자는 절교해도 악담하지 않으며, 어리석은 인간과는 천하를 도모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