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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속 쓰레기도 치운다

인터뷰/구성읍 환경미화원 김용구 반장

포곡면 쓰레기처리장에서 주민감시단에 의해 되돌아와야만 되는 길은 긴 한숨이 나오게 된다는 김용구(57)미화원. 구성읍 주민들의 쓰레기분리수거 실태를 살펴보면 80%라고 한다.
음식물의 물기제거는 거의 지켜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반쓰레기도 같이 버리고 있어 주민들의 마구잡이로 버리는 쓰레기를 일일이 재 분리해야 하는 고된 작업은 고스란히 환경미화원들의 몫이 된다고 한다. 한꺼번에 쏟아낸 엄청난 양의 쓰레기더미가 뿜어내는 악취 속에서 작업하는 일이 비일비재해 어느새 나쁜 말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며 쓴 미소를 짓게 된다는 김용구 반장.
쓰레기 분리수거가 되지 않아 수거해 가지 않으면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쓰레기 치워가지 않는다고 갖은 욕설과 민원을 제기하는 주민들이 있는가하면 요즘같이 추운 겨울 따뜻한 차 한잔에 정을 담뿍 담아 줄 때면 극과 극을 간다고 한다. 아파트 단지는 용역업체가 관리하고 그 외는 시에서 관리하고 있다.
김용구 미화원이 몸담고 있는 곳은 구성읍사무소 소속으로 17명의 미화원과 3명의 운전기사(기능직)가 있다. 일당제이나 월급으로 받아 가는 이들은 각 지역구별로 임금의 차이가 있으나 구성읍은 올해 7% 인상된 연봉 1700∼1800(수당, 식대 등 포함)여만원 이라고 한다.
18여년 청원경찰로 근무하던 곳이 불이나 직장을 잃게 된 그는 취직할 만한 자리가 없던 중 지난 95년 가을 환경미화원이 됐다.
당시 생업을 포기할 수 없어 3개월만…, 겨울만… 넘기고 새 일자리를 알아보려고 했던 일이 오늘까지 왔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처음 환경미화원을 하면서 왜 그렇게 창피해 했는지 시력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안경을 쓰고, 혹시나 알아볼까 모자를 푹 눌러쓰고, 거기다 마스크까지 하고 다녔다며 당시를 회고하는 그의 얼굴은 쑥스러움이 가득했다.
부인과 출가한 두 딸, 두 아들을 둔 김용구 미화원은 그 당시 중3이었던 막내아들 기석군이 혼자 있을 때 마주치면 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고, 친구들과 같이 있을 때는 멀리서 뚝 떨어져 오는 아들을 보며 ‘저 녀석이 이 아버지가 창피해서 그러는구나’싶어 일부러 모르는 척 지나가기를 여러 번… . 집에 들어온 막내에게 처음에는 내 자신조차 자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자부심을 가지고 하는 일이기에 자랑할 직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창피해야 할 직업도 아니라고. 지금은 방위산업체에 근무, 이력서에도 자신 있게 아버지 직업을 환경미화원이라고 쓸 정도의 씩씩한 아들이다.
“그때 일 생각 나냐?” 고 물어보면 “그땐 다 그랬을 걸요!!” 구성읍사무소의 환경미화원 정년퇴직은 57세로 규정해 놓고 있어 올해로 환경미화원의 생활을 접게되는 김용구 반장. 아직까지 너끈히 일할 수 있음에 아쉬워하며 나는 그만두지만 60까지는 충분히 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