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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호국사찰 서봉사, 왜구가 훼손 가능성

조사단, “유물 출토 위치 등 감안 임진왜란 때 파손 추정”

   
▲ 서봉사지 발굴조사 항공사진 <사진제공 - 용인시>
용인시 광교산 자락에 있는 고려시대 사찰 서봉사(瑞峰寺)가 임진왜란 당시 왜적에 의해 파손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시는 지난 22일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한백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해 서봉사지 내 현오국사탑비(보물 제9회)에 대한 1차 학술발굴조사를 벌여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서봉사지에는 현재 고려 명종 15년(1185년)에 세워진 현오국사탑비만 남아 있다.

   
▲ 서봉사지에서 발굴된 막새기와 <사진제공 - 용인시>
서봉사는 조선 태종 당시 천태종의 자복사(資福寺 국가의 복을 비는 사찰)로 지정됐을 정도로 유명한 사찰이지만 조선후기 폐사된 뒤 기록이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 2009년 시가 정밀 지표조사를 벌여 서봉사지는 중원, 동원, 서원 등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눠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번 1차 발굴조사는 현오국사탑비가 있는 중원에서 확인된 금당지(추정)에 대해 정밀 조사했다.

금당지는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동서 14.8m∼16.5m, 남북 10.5m∼10.7m)로, 처음 지은 뒤 크게 3차례에 걸쳐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건물은 기단과 초석 및 적심, 초석 사이에 조성된 하방으로 구성됐으며, 금당지 서쪽에서도 건물지 2동이 일부 확인됐다. 금당지 내부와 기단 주변에서 막새기와를 비롯해 다량의 평기와가 출토됐다.

   
▲ 서봉사지에서 발굴된 백자 연봉 <사진제공 - 용인시>
기와 지붕에 장식으로 사용된 백자연봉과 여러 기종의 자기편, 토기편, 철제못 등이 발굴됐으며, 석조여래좌상의 손으로 추정되는 석불편과 나발로 추정되는 토제품도 각 1점씩 출토됐다.

지붕 장식에 사용된 연봉이 출토된 것과 대형기와가 사용된 것으로 미뤄 서봉사의 건물은 웅장하고 고급스러웠던 것으로 짐작된다.

조사단은 석불편 출토 위치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임진왜란 당시 왜적의 소행으로 불상과 서봉사가 파손된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단 관계자는 “사찰에 모시는 불상은 신앙의 대상으로 파손되는 경우 인위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서봉사가 당시 불교계에서 큰 위상을 가진 사찰이면서 전란에는 호국의 기능도 겸한 중대한 사찰이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시는 향후 서봉사지 전체에 대한 발굴조사를 거쳐 서봉사지 가람의 변화 과정 및 역할에 대해 파악해 나갈 방침이다. 또 장기적으로 유적 정비를 통해 서봉사지의 옛 모습을 복원하고, 시민 역사·문화 교육체험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26일 오후 2시부터 수지구 신봉동 산 110번지 일대 서봉사지 1차 학술발굴조사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