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암고등학교(교장 이찬호)가 최근 신흥명문으로 급부상하면서 분당, 수지, 수원 등 경기도 전역에서 상위 25%이내의 우수한 신입생들이 대거 지원하고 있다.

수년전만 해도 백암고는 용인의 동부지역 끝자락인 백암면에 위치한 농촌의 공립학교로 백암지역의 상위 10등 안에 들던 학생들 대부분이 외면했다. 백암 인근의 6개 중학교 정도에서 진학했을 뿐 상습 미달학교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위권 학생들이 앞 다퉈 입학하는 명문 학교로 변했다. 어찌된 일일까.

지난 2010년 3월 초빙 교장으로 부임한 현 이찬호 교장은 고향 백암을 위해 ‘떠나는 농촌학교에서 찾아오는 농촌학교’로 만들자는 비전을 세우고 열악한 교육여건을 양질의 교육 환경으로 바꾸기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노력하기 시작했다.

▲ 이찬호 백암고등학교 교장

이 교장은 우선 부임하던 해 8월 KBS 도전 골든벨에 도전해 백암고 학생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주면서 발전의 기반을 조성했다. 본격적인 도약은 이듬해인 2011년 3월 교과부지정 기숙형 고등학교로 출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학생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했고 대학입시에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2015년 용인고교평준화가 시행되더라도 백암고는 통학불편 비평준화지역입시전형이 적용된다.

이찬호 교장은 “떠나는 학교에서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자는 목표가 조기 달성됐다”며 “도시에 나가지 않고도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 학력과 인성이 조화를 이루는 전인학교로 발전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의 특성을 하나하나 챙겨주면서 인권과 교권이 조화를 이루는 학교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명문은 누구 한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라 학생, 교사,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이뤄가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 전병옥 학교운영위원장

백암고 7회 졸업생인 전병옥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은 “과거 농고와 종합고를 거쳐 기숙형 학교로 변신을 통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백암고를 보면 기쁘다”며 “상위 10%의 학생들의 유출을 막기 위해 장학회가 앞장섰던 일이 엊그제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학급 증설이 장기적으로 이뤄져 찾아오는 수요가 늘고, 지금은 과거와 달리 소위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외지로 진학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다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며 “앞으로 백암고등학교가 더욱 발전해 백암의 격을 높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964년에 개교해 내년이면 개교 50주년을 맞는 백암고의 캐치프레이즈는 ‘꿈·사랑·돌봄의 교육활동을 통한 행복한 학교’다. 학생들의 학문적 욕구와 지역사회의 교육열망을 모두 충족하는 인재 육성의 미래 기숙형 모델학교를 꿈꾸는 백암고의 성공비결을 살펴봤다.

#명문 도약의 원동력 기숙형 학교

160명이 입사한 4인 1실의 최신식 기숙사 시설은 가정처럼 편안한 학습공간을 갖추고 있다. 호실마다 냉난방 시설, 샤워실, 세탁실을 갖추고 있으며, 자기주도학습실은 1인1실 체제로 운영해 공부의 효율을 높여준다. 특히 전 교사의 1일 사감제도를 통해 학생들의 기숙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학습 분위기를 더욱 정착시키고 있다. 1일 사감 교사들은 학생들이 취침에 드는 밤12시까지 멘토 역할을 담당해 주고 있다.

#전체 교사가 진학 멘토

백암고는 초빙교장을 위시해 전체 교사의 인적 구성이 뛰어나다. 인문계고의 경험과 노하우가 많은 교사들이 포진했다. 누구나 진학상담이 가능해 전교사가 진학 멘토로서 수시로 학생의 개인별 맞춤식 상담을 통해 진로를 다듬어 준다. 특히 1, 2학년 때부터 학생들의 소질과 진로를 전문교사와 공유하면서 논술 및 심층대비를 위한 전문분야 지식을 제공한다.

신입생들때 받은 포트폴리오 기록장을 통해 3년 동안 효율적인 학습활동과 체계적인 진로를 설계하게 되며,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정보 등이 상시 제공되고 있다.

#학교 생활 전체가 체계적 관리 시스템

기숙형 학교는 평소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구조다. 따라서 학교 교육만으로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학력, 인성, 건강·취미활동, 리더십, 봉사, 동아리 활동등 잘 짜여진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생활을 체계적으로 이끌어주며, 이런 시스템은 학생 스스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몸에 익히도록 도와준다.

#학력 향상 프로그램

영어 듣기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올해 모닝 잉글리시를 신설해 전교생의 영어학습 활동을 돕고 있으며, 요일별로 아침 시간에 독서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방과 후 활동에 87%가 자율참여하고 있으며, 사교육절감 프로그램인 야간 창조수업활동을 통해 학력향상을 돕고 있다. 또한 교육부 지정 성취평가제 시범학교 운영을 통해 배움 중심 수업을 실시하는 등 학력향상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긴밀하게 운영하고 있다.

#1인 1기 활동 및 인성교육

주5일제 수업에 맞춰 학생의 취미와 특기를 신장할 수 있는 토요 비교과 활동을 활성화 해 골프, 피아노, 요가, 배드민턴 등 1인 1기 활동에 전교생의 절반 이상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축구 농구 배드민턴 야구 등 토요 스포츠 동아리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활동은 학생들의 인성함양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학생자치회의 자율적 운영과 학생 자치법정 활동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규칙을 준수하고 평가할 수 있게 함으로써 준법정신과 인권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이같은 활동은 결과적으로 학교폭력이 없는 행복한 학교 생활을 돕고 있다. 지난해 학교폭력 예방 우수교로 경기도교육감 표창 및 학생지도 우수교 경기교육감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학생 자율 동아리 활동

진로와 관련한 탐구활동을 실천해 대학입학사정관제의 준비를 학생 스스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학부모와 함께 봉사활동

교육인프라가 부족한 백암지역 초등학생들을 위해 교육기부 멘토링 동아리를 구성해 매주 토요일 학습 및 진로 멘토 활동을 전개해 지역사회와의 교류를 실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내 복지시설을 찾아 부모와 함께 봉사하는 샤프론봉사단도 운영하고 있다.

#백암의 교육열풍 도미노 현상

백암고의 비약적 발전은 불과 수년 새 백암지역의 교육풍토를 뒤바꿔 놓았다. 백암초, 백봉초, 장평초 등 백암지역 초등학교에서는 그간 외지로 전학 가거나 혹은 외부중학교로 진학했던 것과는 달리 100% 백암중학교로 진학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백암중학교의 면학열도 높아지고 있다. 백암고등학교 입학이라는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백암고등학교의 변화가 백암 전체 교육 분위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