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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마다 한 번식 열리는 민속시장인 오일장이 대형유통기업에 밀려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잊혀져가는 오일장이 안타까운 사람들이라면 한국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종경 작가(본지 발행인)의 ‘용인 오일장(龍仁五日場)사람들’을 만나러 가보자.
김종경 작가의 ‘용인 오일장 사람들’이 지난 19일 개막식을 열고 한 달여 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대기업들의 유통시장 장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재래시장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전시로 오는 8월 18일까지 한국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김학규 시장을 비롯 이상철 용인시의회 의장, 우제창 국회의원, 이우현 부의장을 비롯해 오광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장하용 동국대학교 교수, 이시영 단국대학교 문예창작센터장,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 이보영 용인예총회장 등 각 분야의 인사들이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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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꾸며진 이번 사진전은 자작시와 이야기를 함께 곁들여 오일장 풍경을 인문학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는 평을 얻었다.
특히 시와 사진 이야기가 담긴 사진집에는 ‘장날 풍경’, ‘오후의 거리’, ‘국수집 연가’ 등의 자작시와 함께 오일장의 풍경이 담겨있다.
무조건 빠르고 편리한 것만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에서 오일장은 사람들에게 삶의 여유를 선사하는 곳이다. 자신의 삶이 지치고 힘들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오일장 사진전을 다녀올 것을 추천한다.
'용인 오일장 사람들’에 실린 ‘장날 풍경’을 소개한다.
‘장날 풍경’
장날마다 가설무대처럼 왔다가는/ 연정이네 포장마차에 가면/ 가끔 할머니 젖 냄새를 마시고 취한다.// 산골마을에 장이 서는 날/ 누군가 끌고 온 반쪽자리 바다풍경에도/ 나는 지독한 멀미를 해야만 했다/ 생선좌판의 거친 파도소리와/ 역한 홍어 찜의 곰삭은 세상이야기/ 난전의 당신에게 막걸리 한잔 권하고 싶다.// 가설무대처럼 앞을 지나가는 풍경들, 그 뒤엔/ 지상의 오래된 노을이 쓸쓸하게 서 있고/ 반쯤 굽은 허리를 곧추세운 빈 유모차만/ 지팡이처럼 손자처럼 앞장서서/ 파장의 장터를 느릿느릿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