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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 사람

발행인 칼럼 /길

2007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었다. 설왕설래 말들도 많았지만 어찌했든 노 대통령은 길을 넘었다. 1990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장면과는 사뭇 다르지만 군사분계선은 보이지 않는 벽이었기에 그날 노 대통령은 남북 민족을 가르는 벽을 허문거다.

많은 사람들이 그 장면을 보면서 가슴 뭉클해 하고 감격했다.
군사분계선에는 물리적으로 아무것도 가로막혀있는 것이 없다. 그래서 노 대통령도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반세기동안 민족을 갈라오던 벽을 허무는 거라고 말했다.
길을 열었다. 남북이 협력하고 공동 번영하고 더 나아가 통일을 할 수 있는 전초가 되는 길을 연 것이다. 그 길을 노 대통령이 넘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걸어서 넘나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으면 걷기 편하고 정겨운 길이 된다.

이념이 달라서 같은 핏줄임에도 서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천형이다.
어찌 이보다 가혹한 벌이 있을 수 있는가. 부모 자식이 서로 떨어져 지척에 두고도 만나지 못하는 형벌.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 친 벽 속에 갇혀 문을 겹겹이 닫아 걸고, 문마저 없애버렸으니 안타까운 역사다.

우리는 역사를 보면서 느끼고 배우고 감격하고 아쉬워한다.
광활한 대륙을 지배하던 고구려를 보라.
광개토대왕의 웅혼한 기상이 달리던 그 넓던 대륙에 대한 그리움과 간절함이 우리에게는 여전히 살아있다.

이미 오랜 세월을 떠나왔기에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 대륙을 품에 안을 수 없다.
그러나 남과 북은 현재상황이다. 현재의 상황에 냉정하고 담담할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니다.

가장 먼저는 마음의 벽을 허무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마음을 여는 일부터 해야 한다.
남과 북은 이민족이 아닌 형제자매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 흩어진 민족이 만나 온전한 한반도를 이뤘을 때의 분출할 수 있는 에너지는 막강하다.

바로 눈앞의 것만 바라보는 어리석음을 떨치고 광활한 대지를 품에 안는 탁 트인 생각으로 힘차게 걸어나가자. 훗날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남기기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