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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푸는 인간이 잘못이지!

골프 치던 두 사람이 말한다.
“야, 골프가 무슨 죄가 있냐? 우리나라에선 왜 툭하면 골프 가지고 신문에서 떠들어 대지?”
“골프야 죄 없지. 골프 치는 사람이 문제지.” “어째서?”
“타인의 부러움을 자극 했다는 자체가 죄야. 타인의 욕망 자극 죄는 질투와 같은 무거운 죄라는데.”
“골프가 무슨 특권층 운동인가?” “그렇진 않겠지만, 우리나라에선 처음부터 골프 운동이 잘못 시작된 거 같아.”
“어떻게 시작되었는데.” “아무래도 골프 치는 것이 사치처럼 보이게 되었잖아.”
“허긴 그래. 주로 정치꾼들이 골프를 치고, 다음에는 기업인들이 같이 참여하며 퍼트리고, 그 다음에는 그들한테 대접받는 해바라기족들이 가담하고, 그러다보니 사회적으로 멋 부리려는 층들이 골프를 손대게 되고. 이제는 아줌마부대까지 골프 치는 일반운동이 됐잖아.”
“골프의 대중화는 좋은 현상이지. 그러나 아직도 있는 자들이 이기적 멋과 자기우월적 운동으로 생각한다면 문제지.”
“그래, 골프장을 드나드는 인간들의 정신구조가 아직 서구적 귀족정신과는 거리가 멀어서 그럴 거야.”
“그렇지. 골프는 서구에서도 영주나 상층권력부에서 시작되었겠지. 누구나 골프채 들고 멋진 차 끌고 들어가서, 아름다운 여인을 대동하고 푸른 잔디를 돌고나면, 제왕이 된 듯한 느낌일 거야. 그런 것 싫어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 문제는 그런 마음에 버금가는 문화적 지적 소양이 있느냐지. 실제로 골프 치며 창작활동하거나, 상상력을 즐긴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어.”
“그래, 골프는 사교적 어울림으로 좋은 대접용 운동이지, 홀로 생각하며 자기 훈련하는 운동은 아니잖아.”
“맞아, 그래서 골프는 사회관계적 운동이지, 실제로 육체적 운동은 아니야. 그러니 골프를 통한 사교운동의 효과는 분명히 있어. 나이든 근육 결핍자들이 운동은 해야겠고, 단조롭게 땀 흘리기는 싫고, 그래서 오락적 통합성으로 추구한 운동이 골프일 거야.”
“실제로 골프치면 운동이 되긴 되니?” “글쎄, 운동이 되니까 하지 않겠어. 운동도 안 되는 데 매달리면, 정말로 골 푸는 바보들이겠지.”
“내가 보기엔 운동보다는 사회생활의 연장으로 하는 놀이문화 같은데.”
“그럴지도 모르지. 내기 골프, 뇌물 골프, 엽색 골프, 상담 골프, 아첨 골프, 신분상승효과 골프, 명색 골프, 은퇴자 골프, 이외에도 보여주기 위한 골프, 결속력 다지는 골프, 할일 없이 가는 골프, 그것 외에는 할 게 없어서 치는 골프, 그 이름도 끝이 없을 거야.”
“정말이야. 골프도 골 파는 해석학이 됐군. 제멋대로의 해석이 더 중요해져 버렸어.”
“한국에서 골프는 신분 상승적 상징성을 부정할 수 없지. 인간관계론이 중요해진 현대사회에서 골프가 도움될 거야. 그러나 아직 골퍼들의 인문과학 수준은 멀었어. 골프 치는 인간들이 그린 위에서 대화하는 수준이 아직은 멀었다는 말이야.”
“오락인데, 무슨 철학이나 인생을 논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놀면 되잖아.”
“그렇지?. 그런 수준의 골프치기를 뭐 그리 대단하다고 금지령 내리고, 신문 가쉽 란에 오르내리느냐 말일세. 아무 것도 아닌 걸 괜히 대단한 것처럼 만들어 주는 거 아냐?”
“그게 다 천민적 연예인 기질 아니겠어. 텅 빈 자들의 허영심 경계하기 위해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