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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나들이 / 콩트/ 섬 강

강원도 원주 문막에 몇년 살았을 때 근처에 섬강이 흘렀다.
동네 어귀를 흐르는데도 강원도라서 그런가 깊고 넓기도 하였지만, 기이한 퇴적층을 간직한 산을 허리에 끼고 흐르는, 눈을 감으면 마음 속에 자주 출렁거리는 강이었다.
집에 방문하는 모든 지인들은 한 번 들러보는 코스가 될 정도로 섬강은 나는 물론 지인들에게도 사랑받았다.
동네를 빠져나오자 마자 논과 밭 사이로 5분 정도 차로 달리면 수려한 강물이 눈에 들어왔다.
과일을 담았던 바구니에 이것저것 먹을거리들과 알콜을 담아 섬강에 가서 돗자리를 펴고 앉아 하염없이 흐르는 강물에 한숨과 노래를 흘려보냈고, 고기를 잡는 낯선 사내들의 그물망을 힐끔거리며 실실 웃기도 했으며, 잘 터지지 않는 핸폰으로 지우의 이름을 고래고래 불러보기도 했었다.
추억은 무엇을 먹으며 자라날까.
결별하던 날의 폭우는 이후의 재현되는 모든 폭우를 먹고 자란다.
노을 속에 들었던 노래는 언제 어디서라도 노을을 재생시키며 나를 흔든다.
내가 그때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스스로를 할퀴며 비난하여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지면 역시 엇비슷한 선택을 할 것이라는 운명 같은 결론에 다다른다.
이처럼 추억의 표지(標識)들은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