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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마다 독창적인 가치 찾아야”

1.도농간 격차의 실태를 점검
2.동서간 대립으로까지 확대된 지역격차
3.지역통합, 도농간 격차해소가 관건

용인시는 70만의 인구의 도시다. 하지만 용인서부에 인구의 3/4이상이 편중돼 있고, 수지 등 서부지역 난개발로 인한 기형적 도시발달과 이의 치유를 위한 예산편중으로 동서간 또는 도농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는 지역내 정서적 이질감으로 확대되어 지역화합을 저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용인신문은 서부지역 난개발과 치유과정을 점검하고, 향후 동서부(도농간)의 균형발전을 위한 장단기 플랜을 도출해 명실상부한 지역화합의 길을 모색하고자 동서간, 도농간 격차해소를 위한 심층취재를 기획했다. 이번 보도로 용인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장단기 마스터플랜의 도움이 되고자 한다. <편집자주>

언제부터인가 최근 10년 남짓 수도권, 특히 용인은 더 변할 것이 없을 만큼 많이 변했다.
동ㆍ서로 갈린 용인땅은 그 변화의 폭이 커져만 갔다. 수여선 달리던 시절 살아 진천 죽어 용인으로 대변되는 산수 좋은 용인은 인구 100만 시대를 코앞에 둔 거대도시로 변한 것이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조금은 촌스럽고 어눌해도 도농복합도시라는 이상스런 조합어가 전혀 낯설지만은 아니니 말이다.
용인은 90년대 이후 대표적 도농복합시에 해당된다.
그 많은 골프장이며 문화유적이 항시 병존해 있다. 사람은 사람대로 마을은 마을대로 변해갔지만, 문화는 여전히 ‘변두리 문화’의 그것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용인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용인 거주자와 신규이주자간의 관계를 평가하는 항목이었다.
용인시민의 16.4%는 20년 이상 용인에 살고 있는 주민들과 최근 몇 해 사이에 새로 이사 온 주민들 사이의 관계가 좋은 편(매우 좋다:3.6%+다소 좋은 편이다:12.8%)이라고 응답한 반면, 11.6%는 나쁜 편(매우 나쁘다:1.8%+다소 나쁜 편이다:9.8%)이라고 응답했다. 한편, 보통이라는 응답은 54.3%,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7.7%였다. <도표1>

이상의 통계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지역의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가꾸어 가며, 그것을 지역의 문화양식으로 만들어가며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러한 지역의 생활양식이나 문화양식은 주로 옛 사람들의 생활양식이나 문화양식에 근간을 두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오랫동안 교육은 물론 TV등 각종 대중매체 등에서 근대와 전穗? 도시와 시골을 구분하면서 이국적인 생활양식이나 도시적인 세련미, 서구적인 문화양식을 선진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문화인의 조건인 것처럼 강조하면서 전근대적이며 비합리적인 전통 생활양식을 버릴 것을 요구해 왔나. 하지만 여전히 ‘용인 사람’들의 생활은 우리의전통적인 생활양식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서울 사람’들에게는 촌티나는 일이겠지만, ‘용인 사람’들에게는 일상적이며 보편적인 삶이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계몽의 시대를 거쳐 근대적인 생활양식을 갖추는 사회로, 그리고 자본주의의 상품화 시대로 나아가면서 우리 사회의 모든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서구적 생활양식이 가져다주는 놀라운 세련미를 눈에 돋보이는 삶으로 강조해 왔지만, ‘지역’은 ‘서울’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역’이 우리 사회의 문화수준이나 생활수준의 보편적인 가치로 삼는 ‘서울화’되지 못한데서 오는 불이익을 감수해야하는 일이며, ‘지역’의 사람들은 그러한 불이익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인 사람’들이 ‘서울화’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각 ‘지역’이 ‘서울’과는 다른 그 나름의 특별한 생활조건 속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이 ‘지역’과 ‘서울’이 차별화되는 점이며 ‘용인’이 그 나름의 독자적인 공간으로 존중받아 마땅한 이유인 것이다.

■ 동서 불균형이 문제다
용인시민들은 용인시의 동서 불균형 타파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교통문제 해결(57.0%)’을 꼽았다. 그 다음은 ‘사회복지시설 확충(19.7%)’, ‘공원 확충(8.5%)’, ‘기업체 유치(7.5%)’, ‘관광지 유치(2.4%)’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타는 0.7%,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4.2%였다. <도표2>

용인시민의 66.0%는 캐나다 봄바디사가 참여하는 용인경전철 유치가 동ㆍ서부 화합에 도움이 될 것(매우 그렇다:30.5%+그렇다:35.5%)이라고 응답한 반면, 10.2%는 동의하지 않는 것(매우 그렇지 않다:1.7%+그렇지 않다:8.5%)으로 나타났다. 한편, 보통이라는 응답은 10.2%,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6.4%였다.<도표3>

지난 10년간 지역문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애정을 담았다는 정책들이 쏟아졌다. 특히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우리는 중앙의 권력을 지방이 나누어 가지며 각 ‘지역’이 갖는 고유한 삶을 실천하고 그를 통해 문화의 다원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그동안 실현가능성이 騙底?접어둔 수많은 실천방안들을 다시 꺼내들었다. 하지만 지방자치제를 통해서 꾸려진 지역 정부의 역할 역시 권위주의적 정부의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아직은 작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남기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성급한 시도와 그로인한 실패를 경험하면서 ‘용인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모든 정책에 앞서서 ‘지역’에서의 삶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동안 ‘지역’에서의 삶에 대해 관심은 뜨거웠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제 방향을 찾지 못한 것은 바로 이런 사실을 간과한 탓이기도 했다.

‘용인 사람’들에게 있어서 ‘지역’은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생활공간이다. ‘지역’을 여전히 ‘변두리’ 또는 ‘주변’이라고 생각하거나, 지역문화를 삶의 구체적인 표현이 아닌 이윤창출의 수단으로 여기는 한 지역문화를 위한 정책이 바로 설리 만무하다. ‘지역 사람’들에게 ‘중앙’이란 이제 더 이상 ‘서울’을 지칭하는 또 다른 말이 아니다. ‘지역 사람’들에게 ‘중앙’이란, 그가 두발을 딛고 서있는 자리, 즉 그가 숨쉬고 생활하며 부대끼는 그 현장을 가리키는 말이며, 그는 그 지점에서 돕볜括?삶을 능동적으로 구성하고, 주변의 세계와 대화하며 그 스스로 세계를 구성해 간다. 그래서 각 지역은 ‘지역’의 문화가 가지는 자율적이며 능동적인 힘을 바탕으로 다른 지역과 차별화 되는 독특한 삶을 구성한다. 그런 삶은 반드시 모든 이들에게서 존중받아 마땅하다. 이것은 머리만이 아닌 마음으로부터 이해해야 하는 일이다.

이런 새로운 믿음이 각 지역에서 용솟음치면서 비로소 진정한 ‘지역문화’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되었다. 진정한 지역문화란 더 이상 ‘서울’의 문화와 비교하면서 움츠려드는 문화가 아니라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우리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것을 자신 있게 드러내면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확인하는 그런 문화를 의미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은 ‘지역 사람’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며 그 꿈을 형상화하는 ‘지역 문화’를 지역주민 스스로 일구어내기 위한 여러 방안을 찾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지역문화의 원활한 재생산 구조를 갖추기 위한 시도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크게 「인적자원의 재생산, 물적 자원의 재생산, 문화적 정체성 및 이데올로기의 재생산」이라는 세 가지 차원의 활동으로 모아진다. 그러나 이 활동은 그동안 심각하게 훼손되어 온 ‘지역’의 여건상 쉬운 일이 아니다.

(1-2)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