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점심을 먹을 때는 아이들이 몰려온다. 외국인이 신기한가보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오징어 게임에 출연했냐고 물어본다. 나는 오징어 게임 아냐는 질문인 줄 알고 “응!”이라고 했다가 큰일이 났다. 애들이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난 것이다. 10명까지는 괜찮은데 그 이상의 아이들이 팝콘 형식으로 물어보는 질문 세례는 정말이지, 정신이 없었다.
번호 몇 번이었어요? 누구 봤어요? 사실 애들이 내게 말하면 그 들뜬 장력과 빠른 말 때문에 잘 알아들을 수가 없다. 미안 내가 씨sí와 노no만 하는 이유가 있어.
애들은 내가 스페인어가 서툰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다. 왜 대답을 못하지…? 하고 쳐다본다. 그날은 한참 후에야 알았다. 아 오징어 게임을 할 줄 아냐는 질문이 아니라 오징어 게임에 출연했냐는 질문이었구나. 이런 작은 오해와 소통의 어려움은 자주 겪는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며 오는 에피소드들.
미안함과 당황스러움 속에 하하 웃으며 애들을 피해 다녔다. 열 명 이상은 어렵다,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