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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실 사람들ㅣ한정우

노루실 사람들

                       한정우

 

무너미고개를 넘는 사람들

 

무너미고개 너머

노루가 모여 살던 마을

오백 년 나이테를 두른 느티나무 아래

노루 궁뎅이를 닮은 늙은 여인들이

궁뎅이를 맞대고 살고 있다

오백 년 옹이 박힌 손등마다

새순을 띄우며 살고 있다

 

노루실 사람들은 무너미 하늘을 바라보며

밤바다 흰 노루 꿈을 꾼다

 

 

-춘천출생

2019년 남구만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우아한 일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