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나이가 들면 병이 없어도 계단을 오르기 힘들고,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 버거워진다. 옷을 갈아입거나 집안일을 하는 일상적인 동작도 조금씩 부담이 된다. 의학에서는 이를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기능적 건강(functional health)'의 저하라고 부른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대규모 임상연구는 매일 복용하는 종합비타민이 이러한 기능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 일정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효과는 극적이지 않았지만, 노년기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작은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오거스타대학교 의과대학 조지아예방연구소 연구진은 미국영양학회(NUTRITION 2026) 연례 학술대회에서 60세 이상 성인 1만 602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년간의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종합비타민, 코코아 추출물, 두 가지를 함께 복용하거나 위약을 복용하는 네 그룹으로 나뉘어 추적 관찰됐다. 연구진이 가장 주목한 것은 혈압이나 혈당 같은 검사 수치가 아니었다. 실제 생활에서 얼마나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가 핵심이었다.
용인신문 | 유방암은 더 이상 중년 여성만의 질환이 아니다. 최근에는 30~40대 젊은 여성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치료 전략은 여전히 '생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는 젊은 유방암 환자에게는 생존보다 '국소 재발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대목동병원 이장희 외과 교수 연구팀은 40세 이하 조기 유방암 환자 288명과 55세 이상 환자 830명의 치료 결과를 비교한 연구에서, 젊은 환자들이 암의 악성도는 더 높지만 원격 전이나 전체 생존율은 고령 환자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악타 온콜로지카(Acta Oncologica)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국소 재발 위험이었다. 젊은 환자들은 암세포의 분화도가 낮고 성장 속도가 빠른 고등급 종양의 비율이 높았지만, 치료 이후 암이 다른 장기로 퍼지는 원격 재발이나 재발 없는 생존율은 고령 환자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반면 암이 수술 부위나 주변 조직에서 다시 발생하는 국소 재발은 확연히 달랐다. 특히 전체 유방암 환자 가운데 가장 흔한 유형인 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 음성 유방암에서는 젊은
용인신문 | 나이가 들면 가장 먼저 늙는 장기 가운데 하나가 혈관이다. 겉으로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혈관 안에서는 염증이 서서히 쌓이고 탄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 변화는 고혈압은 물론 심근경색과 뇌졸중, 치매 위험까지 높이는 출발점이 된다. 전문가들은 "중년 이후 건강의 승패는 혈관 염증을 얼마나 늦추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혈관 건강의 핵심은 혈관 안쪽을 덮고 있는 '혈관내피'다. 이 조직은 혈압을 조절하고 혈액이 부드럽게 흐르도록 만드는 동시에 염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활성산소가 증가하면서 혈관내피 기능이 떨어지고, 혈관을 넓혀주는 산화질소(NO) 생성도 감소한다. 그 결과 혈관은 쉽게 수축하고, 염증세포가 달라붙으면서 동맥경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실제로 이탈리아 피사대학교 연구에서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혈관 확장 능력이 뚜렷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혈관은 나이만 먹는 것이 아니라 기능 자체가 늙는다는 의미다. 생활습관은 이 같은 변화를 더욱 앞당긴다. 대표적인 것이 채소 부족이다. 비트와 시금치, 루꼴라, 상추 등 질산염이 풍부한 채소는 몸속에서 산화질소를 만드는 중요한 원료다. 네덜란드 연구에서는 이러한 채소를
용인신문 | "이번 휴가는 아무것도 안 하고 실컷 잘 거야." 휴가철이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평소 잠이 부족했던 직장인들은 며칠만 푹 자면 그동안 쌓인 피로가 모두 풀릴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막상 휴가가 끝나면 몸이 더 무겁고 출근 첫날 하루 종일 졸음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정말 휴가 내내 잠만 자면 피로는 모두 회복될까. 수면의학의 답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이다. 부족했던 잠을 어느 정도 보충하는 효과는 있지만, 오랫동안 무너진 생체리듬과 만성적인 수면 부족을 며칠 동안의 '몰아 자기'만으로 모두 되돌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수면 부족은 흔히 '수면 빚(Sleep Debt)'으로 설명된다. 하루 이틀 잠이 부족했다면 주말이나 휴가 동안 조금 더 자는 것만으로도 집중력과 피로감은 상당 부분 회복된다. 그러나 몇 달, 몇 년 동안 반복된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이야기가 다르다. 연구에 따르면 충분히 잠을 자더라도 집중력은 어느 정도 회복되지만 면역 기능과 호르몬 분비, 신진대사 변화는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국 잠은 한꺼번에 저축하거나 한 번에 갚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 일정하게 관리해야 하는 생활습
용인신문 | 전자담배로 바꾸면 간은 괜찮을까. 최근 연구들은 담배를 끊지 않은 채 액상형 전자담배나 가열담배로 바꿔도 간은 안전하지 않다는 경고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여기에 국내 연구진이 20~30대 성인 349만 명을 장기간 추적한 결과 일반담배 흡연 역시 비만이나 과음과 관계없이 지방간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인 위험요인으로 확인됐다. 지방간이 더 이상 술과 비만만의 병이 아니라는 의미다. 오랫동안 지방간은 술을 많이 마시거나 살이 찐 사람에게 생기는 질환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의학계는 정상 체중에 술도 거의 마시지 않는 젊은 층에서도 흡연이 지방간의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체중 관리와 금주만으로는 지방간을 충분히 예방할 수 없으며 흡연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대서울병원 첨단의생명연구원 지용호 교수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 공동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성인 349만 6144명을 대상으로 2004~2007년 건강검진 자료를 바탕으로 2022년까지 지방간 발생 여부를 추적 분석했다. 분석 결과 남성은 하루 한 갑 이상 흡연할 경우 지방간 발생 위험이
10년 추적 연구 "근감소증 생기면 심혈관질환 위험 최대 1.9배“ 초고령사회 국가 건강전략 다시 짜야 용인신문 | 한국인은 이제 평균 84세 가까이 산다. 그러나 오래 산다고 모두 건강하게 사는 것은 아니다. 건강수명은 약 73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시 말해 인생의 마지막 10년 안팎은 질병과 통증, 약물, 병원을 오가며 살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그동안 이 기간을 줄이기 위한 해법으로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가 강조돼 왔다. 그러나 최근 의학계는 그보다 더 근본적인 변수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바로 근육이다. 근육은 더 이상 운동선수나 보디빌더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노년기에는 생존을 결정하는 장기이자 심장과 뇌혈관 건강을 좌우하는 핵심 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의자에서 일어나기가 힘들어지는 작은 변화가 심근경색과 뇌졸중, 조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근감소증을 바라보는 의학계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공동 연구팀은 65세 이상 한국인 2997명을 약 1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기능성 근감소증이 있는 노인은 정상 노인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
이제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가 국가 경쟁력 용인신문 |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오래 사는 것이 반드시 행복한 삶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의학의 발전으로 생명은 연장됐지만, 그만큼 질병과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시간도 함께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태어나 생을 마감할 때까지 평균 11.6년을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인생의 10여 년은 병원과 약, 통증과 함께 살아가는 셈이다. 미국 워싱턴대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가 의학학술지 랜싯 퍼블릭 헬스(Lancet Public Health)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 204개 국가와 지역을 분석한 결과 기대수명은 크게 늘었지만 건강수명은 그만큼 따라가지 못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오래 살지만 더 오랜 기간 질병이나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시대에 들어섰다. 연구가 주목한 지표는 '질병 이환 기간 격차(Morbidity Gap)'다. 기대수명에서 건강수명을 뺀 값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질병이나 기능 저하로 완전히 건강하지 못한 기간을 의미한다. 이 수치가 클수록 오래
용인신문 | 노출의 계절이다. 여름 휴가를 앞두고 몸매 관리에 나선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여기에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와 위고비 열풍까지 더해지면서 체중 감량은 올여름 최고의 건강 화두가 됐다. 병원을 찾는 사람도, 헬스장을 등록하는 사람도, 공원에서 걷기와 달리기를 시작하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살을 빼는 것은 약이 시작일 뿐, 완성은 운동"이라고 입을 모은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식욕을 줄여 체중 감량을 돕지만,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근육량까지 함께 감소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고 약을 중단한 뒤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요요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같은 1시간을 운동하더라도 어떤 운동이 가장 많은 칼로리를 태울까. 운동생리학에서 사용하는 운동대사당량(MET)을 기준으로 70㎏ 성인이 1시간 동안 운동했을 때의 에너지 소비량을 비교한 결과, 운동 종류에 따라 칼로리 소모는 최대 700kcal 가까이 차이가 났다. 가장 많은 칼로리를 태우는 운동은 단연 권투였다. 스파링이나 고강도 훈련을 하면 시간당 700~900kcal를 소비한다. 팔과 다리, 복부와 허리 등 전신 근육을 동시에 사용하는 데다 심박수가 지
용인신문 | 미국 여성들이 더 이상 한국을 찾는 이유는 성형수술만이 아니다. 이제는 건강검진을 받고, 자궁근종을 치료하고, 시험관아기(IVF) 시술까지 받기 위해 태평양을 건넌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기술보다 더 놀라운 것은 '가격'과 '속도'다. 미국에서 수천만 원을 부담하고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의료서비스를 한국에서는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짧은 시간 안에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K-의료가 새로운 국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미국 흑인 여성들이 종합 건강검진과 산부인과 진료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높은 의료비와 긴 대기시간, 의료현장에서 충분한 설명과 공감을 받지 못했다는 경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한국 의료가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의료비다. 미국에서는 자궁근종 절제술(근종절제술)의 병원 청구액이 1만~3만 달러(약 1400만~4100만원),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은 4만 달러(약 5500만원)를 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궁적출술은 병원과 지역에 따라 2만~5만 달러(약 2700만~6800만 원)에 이른다. 보험이 있어도 수천만 원의
용인신문 | 암 치료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구토와 극심한 피로를 감수해야 했던 '독한 항암치료'에서 벗어나 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정밀 치료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차세대 항암제인 방사성리간드치료제(RLT) 생산과 공급망 구축을 위해 한국에 14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국내 암 치료 환경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투자의 의미는 단순히 해외 제약사가 공장을 짓는 데 있지 않다. 암 치료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수십 년간 항암치료는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함께 공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치료 효과는 있었지만 탈모와 구토, 식욕부진, 면역력 저하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방사성리간드치료제(RLT)는 접근 방식부터 다르다. 암세포 표면에만 존재하는 특정 단백질을 찾아가는 '리간드'에 방사성동위원소를 결합한 뒤 주사로 체내에 투여한다. 치료제는 혈액을 따라 이동하다가 목표 암세포를 정확히 찾아 달라붙고, 그 자리에서만 방사선을 방출해 암세포를 파괴한다. 주변 정상조직이 받는 손상은 크게 줄일 수 있다. 의료계가 이를 '유도미사일 항암제' 또는
용인신문 | 퇴근 후 소파에 몸을 기대고 TV를 켠다. 스마트폰으로 짧은 영상을 넘기다 보면 두세 시간은 금세 지나간다. 대부분은 이 시간을 '휴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뇌는 다르게 기억할지도 모른다. 하루의 피로를 푼다고 믿었던 습관이 수십 년 뒤 뇌의 크기와 치매 위험을 바꿀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성인 1712명을 20년 넘게 추적 관찰한 뒤 생활습관과 뇌 MRI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에 실렸다. 연구가 던진 메시지는 단순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앉아 있었느냐가 아니라, 그 시간 동안 뇌를 얼마나 사용했느냐였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좌식 생활을 두 가지로 나눴다. TV를 보거나 영상을 시청하는 '수동적 좌식 활동'과 업무나 사고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능동적 좌식 활동'이다. 결과는 예상보다 뚜렷했다. TV를 오래 본 사람일수록 기억력과 판단력을 담당하는 전두엽,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후두엽,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뇌 부위의 부피가 더 작았다. 치매와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백질병변도 더 많이 발견됐다. 반대로 직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계획을 세우고 집중력을 사
용인신문 |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는 거리에서 숨을 헐떡이며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자동문이 열리자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온몸을 감싼다. 사람은 "시원하다"고 느끼지만 혈관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인다. 뜨거운 열기에 넓어졌던 혈관은 갑작스러운 냉기를 만나 순식간에 수축하고, 심장은 짧은 시간 안에 더 강하게 피를 밀어내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를 쓴다. 올여름 의료진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폭염 자체보다 반복되는 '실내외 온도차'다. 심혈관질환은 오랫동안 겨울철 대표 질환으로 알려져 왔다. 낮은 기온이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높여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키우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름철에도 응급실을 찾는 심혈관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이 일상이 되고, 냉방이 강한 실내와 뜨거운 실외를 하루에도 수십 차례 오가는 생활환경이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24년 심혈관질환 환자는 6월 31만 2000여 명에서 7월 34만 9000여 명으로 약 12%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6월 32만 6000여 명에서 7월 35만 2000여 명으로 약 8% 늘었다. 무더위가 절정으로 향하는 시기에 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