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교수신문의 ‘사자성어’ 쥐어짜기라는 비판도 있지만, 과이불개(過而不改)로도 부족한 2022년이 저물고 있다. 과이불개는 논어 위령 공평에 등장하는 말이다.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고 한다.’라고 했다.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일기(3년)에도 나온다. ‘연산군이 소인을 쓰는 것에 대해 신료들이 반대했지만 고치지 않는다는 점을 비판했다.’라는 내용이다. 1426년(세종 8년) 2월 15일, 한양에서 큰불이 났다. 경시서(京市署)와 북쪽 행랑 106간, 한성부의 민가 2170채가 불에 탔다. 500년 조선 역사에 발생한 화재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재난이었다. 세종은 화재 발생 시에 현장에 없었다.세종과 세자(훗날의 문종)는 군사훈련 무예 강습을 위해 강원도 횡성에 있었다. 한양에 있던 소헌왕후 심 씨가 대응을 총괄했다. 왕후는 금성대군을 임신한 상태였지만, 앞장서서 화재 진압을 지휘했다. 화재 다음 날에는 전옥서(죄수 관장 부서)와 행랑 8간, 민가 200여 채가 불탔다. 보신각 종루까지 탈 뻔했으나 겨우 진압했다. 세종에게 화재의 급보가 전달된 것은 16일이었다. 17일에 한양에 돌아온 세종은 화재의 일선
참나무 [용인신문] 우리 산야에 활엽수의 왕이랄 수 있을 정도로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나무가 참나무일 것이다. 모든 산야에 진달래, 개나리를 비롯한 꽃과 나뭇잎이 연두색 잎으로 돋아날 때가 봄이 왔다는 느낌이 가장 피부에 와닿을 때가 아닌가 싶다. 그중에서도 특히 용인 산야는 소나무 이야기에서 잠깐 밝혔듯이 솔잎혹파리 피해지역으로 피해지 2차 식생이 참나무류다. 인공조림지를 제외한 곳엔 거의 60~7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참나무라는 이름은 없다. 참나무는 상수리, 졸참, 신갈, 떡갈, 갈참 등 나무를 총칭해서 참나무라고 부른다. 또는 참나무 열매를 도토리라 부르기에 도토리나무라고도 부른다. 참나무는 진짜 나무라는 뜻이며 학명이 쿠에르쿠스(Qurecus)인데 라틴어로 참, 진짜라는 뜻으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무를 보는 안목은 비슷함을 알 수 있다. 전국 어디서나 잘 자라는데 높이가 20~30m까지 자라며 잎은 어긋나고 대부분 톱니가 있다. 꽃은 4~5월에 피며 열매인 도토리는 각두 안에 들어있는 타원형 또는 공 모양이다. 참나무라는 이름은 다양하다.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신갈은 옛날 짚신 바닥에 깔았던 나뭇잎이라 해서 신갈이
공준형 단국대죽전치과병원 치주과 교수 겉으로는 큰 문제가 없고 증상도 없어 보이는 치아 이미 많은 양의 골소실과 함께 치주질환이 진행된 치아 치주질환과 치과에 대한 인식 바꾸고 경각심 가져야 [용인신문] 사람들은 “설마 감기보다 흔한 질환이 어디있겠어?”라고 생각하겠지만 놀랍게도 존재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의하면 2019년 이래로 감기인 급성 기관지염을 제치고 치은염 및 치주질환이 외래 다빈도 상병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관지염의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치주염은 2019년도에 1600만 건을 돌파한 이후로 2021년도에 1750만 건이라는 매우 높은 발생빈도를 보인다. 이는 달리 보면 사람들이 예전에 비해 치아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 치주질환은 감기나 다른 질환과 다르게 ‘악화기’와 ‘휴지기’를 반복한다. 예를 들어 양치를 하다 잇몸에서 피가 났다가 며칠 후에 양치 시 피가 나질 않아서 치과를 가볼 생각이 사라진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극심한 통증으로 치과를 갔을 때 뽑아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대학병원의 치주과 의사로 근무하면서 제일 안타까운
폭설에 맞서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건보용인동부지사 건이강이봉사단원들 [용인신문] 국민건강보험공단 용인동부지사(지사장 임순옥)는 지난 15일 처인구 백암면 일대의 취약세대에 직접 방문해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사랑의 연탄배달’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이번 봉사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와 고물가 여파로 나눔 문화가 축소된 가운데 겨울철 난방에 큰 어려움을 겪는 독거어르신 등 지역사회 취약계층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바라는 공단 건이강이 봉사단원의 마음을 담았다. 임순옥 지사장 등 봉사단 10여 명은 많은 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독거어르신 등 3가정에 연탄 1000장을 직접 배달하는 봉사로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했다. 봉사는 백암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수혜세대를 추천한 뒤 사전 연락을 통해 일정을 조율했고 대한미용사회 용인시처인구지부(지부장 장옥자)에서도 수혜세대에서 말벗 봉사 및 정서 지원을 하는 등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해 진행됐다. 임순옥 지사장은 “연탄을 직접 배달하면서 공단 직원들의 작은 정성과 노력이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길 바란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해서 나눔 문화를 활성화하고 지역사
[용인신문] 내년 1월 2일부터 국민연금공단 수지지사가 신설돼 업무를 시작한다. 110만 용인특례시에 걸맞게 수지구 지역주민의 접근성 향상 등 편의 제공을 위해 기존 용인지사를 ‘수지지사’와 ‘처인기흥지사’로 분리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수지구청역 인근에 있던 수지상담센터는 올해 12월 말로 운영이 종료된다. 신설되는 수지지사는 신분당선 성복역 4번 출구 인근 데이파크 A동 3층에 위치하며 기존 처인구 역북동 소재 용인지사는 처인기흥지사로 명칭을 변경해 처인구와 기흥구를 관할하게 된다. 새로 문을 여는 국민연금공단 수지지사는 수지 지역의 사업장 9000개소, 가입자 9만 4000명, 수급자 6만 3000명에게 국민연금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용인신문] 제22회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가 승리하여 FIFA컵을 가슴에 안았다. 아르헨티나와 프랑스는 연장전까지 펼치는 명승부를 펼치며 3:3 동점을 기록하여 승부차기에 들어갔고 4:2로 승부를 갈랐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주장 리오넬 메시는 대회 MVP에게 주는 골든컵을 수상하고 골키퍼 아르난데스 마르티네스는 골든글로브상을 받았다.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축하한다. 월드컵 우승으로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다소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월드컵 우승이 경제난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그것은 여전히 정치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모쪼록 아르헨티나 정치권이 월드컵 우승에 걸맞는 정치로 경제난을 극복해주길 바란다. 우리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아쉽게도 16강전에서 FIFA 랭킹 1위, 브라질과 겨뤄 4:1로 패배하여 8강 진출이 좌절되었다. 비록 패했으나 최선을 다했고 후회없는 경기였다. 한국대표팀은 강호 포르투갈을 꺾고 1승 1무 1패의 전적으로 당당하게 16강에 진출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본선 경기에 처음 출전한 한국대표팀은 헝가리에 9:0, 터키(튀르키예)에 7:0으로 대패했다. 당시 한국의 국력
[용인신문] I would prefer not to do. ‘그렇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말은 멜빌의 단편 「필경사 바틀비」에서 주인공이 반복해 하는 말이다. 반복적으로 ‘하지 않고 싶다’는 그의 말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이된다. 그의 실력은 은근히 그를 고용한 사장에게도 자랑거리였는데도 한결같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사장을 비롯한 주변 사람을 당혹하게 만든다. 바틀비는 왜 그렇게 말할까? 전 세계의 돈이 모이는 월스트리트 한 복판에서 가장 바쁘게 보내야 할 필경사 바틀비. 하지만 현대인의 관점에서 보면 좋은 실력으로 연봉을 올리며 사장과 타협을 해 보는 것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자기주장을 하는 바틀비가 이해되기도 한다. 사장에 비해 결정권한이 없는 바틀비. 사장은 언제든지 고용을 거부할 수 있지만 바틀비는 그렇지 못하다. 사장은 언제든 사치스런 음식을 제안할 수 있다. 하지만 바틀비는 어떤 결정도 제안도 힘을 갖지 못한다. 오로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거부할 때만이 권력자들의 시선을 받을 수 있다. “하고 싶지 않다”와 “귀찮다”는 말이 만연한 지금의 우리도 결국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 선택의 자유는 적어도 두 개의 선택
[용인신문]
[용인신문] 저는 양지면 남곡리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입니다. 남곡리에서 양지초등학교까지 통학로 상황을 알고 계시나요? 있으나 마나 한 횡단보도를 건너면 인도조차 없는 길과 불법주정차로 이어진 길을 걸어, 버스와 택시승강장이 있는 횡단보도를 다시 건너고 나서야 학교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길은 매우 위험하다고 판단되어 아이들은 가까운 길을 두고 화물차 및 45인승 대형버스 통행이 많은 6차선의 사거리를 건넌 후, 다시 어린이 보호구역까지 돌아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상황입니다. 학교 통학로가 이런 환경이다 보니 실질적으로 도보로 통학이 불가하여 양지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부모님이 데려다주시거나 학원 차량을 이용해서 통학을 하고 있습니다. 양지의 유일한 초등학교인 양지초등학교 주변 환경 개선을 통해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주세요.
[용인신문] 12월 12일 브라질 최고법원은 룰라 제39대 대통령 당선자에게 당선증 수여식을 갖고 브라질 대통령선거 과정을 공식적으로 종료했다. 룰라는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거나 암살되지 않는 한 2023년 1월 1일 제39대 브라질 대통령에 취임한다. 진심으로 축하를 보내며 정국이 안정될 때까지 신변안전에 만전을 기하기를 당부드린다. 룰라의 대통령 당선은 일찌감치 예견된 것이었다. 다만 여론조사에 비해 턱없이 저조한 득표율로 당선된 것이 염려스럽다.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재선에 도전한 ‘자이르 보우소나르’ 후보는 예상을 뛰어넘는 득표율로 룰라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고 2차 결선투표에서 1.8% 차로 낙선했다. 브라질 대통령선거가 공정한 선거였다면 룰라의 안전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브라질 대선은 온갖 부정이 총체적으로 동원된 선거로 이승만 자유당 정권에서의 투표와 다를 바 없었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였다면 룰라는 65% 이상을 득표하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을 것이 틀림없다. 사회주의자인 룰라의 3선은 브라질의 뿌리깊은 기득권층과 미국의 다국적 독점대자본에게 재앙과도 같은 것이었다. 미국과 보우소나르 대통령은 룰라의 당선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수단을 모
[용인신문] 겨울철 국민대표 간식이었던 붕어빵 노점 개수가 줄고, 점점 사라져가서 ‘붕세권’이란 신조어가 생기는가 싶더니 최근엔 고급 디저트로 각광 받고 있다. 다양한 사이즈와 특색있는 맛으로 업그레이드된 붕어빵들은 오픈런불사 긴 웨이팅 뒤 1인 1개 구매제한, 구매 성공 후 인증샷까지 완벽한 명품대접이다. 하지만 ‘붕어 한 마리 천원’ 기사에 놀란 가슴은 쉬 진정되기 힘들 것 같다. <글·사진: 황윤미 본지 객원 사진기자>
[용인신문] 레이먼드 카버는 1980년대 ‘미국의 체호프’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름이 보여주듯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은 한결같이 짧다. 50세에 사망한 작가의 작품이 다수 번역되어 우리 독자들을 찾았음에도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거든』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 수록되어 있기도 하며, 이미 번역된 적은 있지만 찾아보기 힘든 작품도 수록되어 있다. 이중 표제작인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은 간결하면서도 오래오래 곱씹어 볼 만하다.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 황급히 떠난 것 같다. 이 침대를 다시 보게 될 때마다 이런 모습을 기억하게 될 것임을 나는 안다.”(121쪽) 황급함, 인간의 생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필연보다 우연이 더 많고 그 일 또한 ‘황급하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처럼 누가 어디에 있었든, 무슨 일을 하든, 그리고 어떤 상황에 놓이든 어떤 사건은 돌발적으로 찾아와 우리 앞에 놓인다. 등장인물의 밤과 새벽 시간에 걸려오는 낯선 전화처럼 말이다. 매번 전화 코드를 뽑아놓고 자야 하는 등장인물의 사연도 흥미롭다. 어쩌다 전화 코드를 뽑지 않아서 오게 된 낯선 전화 때문에 자신들의 미래-죽음의 순간까지 대화를 이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