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열차를 타고 가는 러시아 기행 5 울란우데 잊힌 유산, 부활하는 유산 글 사진 이상엽/작가 부랴티아공화국의 수도 울란우데의 중심인 소비에트 광장에 서면 거대한 레닌의 두상(頭像)이 보인다. 광장 주변의 소비에트식 건축물들은 마치 사회주의는 아직도 건재하다는 듯 위용을 자랑한다. 주변사람들은 모두 우리를 닮았으니 마치 작은 평양이라고 할까? 레닌 두상 옆에서 샌드위치로 아침을 때우는 프랑스 청년들은 “야! 여긴 별세계 같아요!”라고 한다. 그 때 바로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더니 플래카드를 꺼내들더니 데모를 시작했다. 재빨리 카메라를 들고 사람들 속으로 파고들었다. 데모 사진은 내 전공 아닌가? 데모 사진의 생명은 이슈를 재빨리 파악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데 있다. 하지만 요즘은 ‘텍스트’만 전달해서는 재미없다. 인상적인 인물들의 표정과 이슈를 보충 설명할 적절한 배경이 필요하다. 이것을 순식간에 파악해 찍어내는 것이 데모사진의 묘미이다. 데모의 중심에는 칠순이 넘은 노인들이 있었다. 가슴에는 훈장이 주렁주렁 걸려 있다. 무슨 데모인가를 물었다. 빅토르 노인이 “우리는 2차 대전 참전용사요. 그 보상으로 작은 아파트를 받았지. 그걸 상속할 수 없다는 거
박장명 (전국 시도민 향우회 총연합회 상임고문) 용인공용버스터미널은 인구 10만에도 못 미쳤던 1970년대에도 용인사거리 술막다리 한 모퉁이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후 용인터미널은 용인시 인구가 20만을 바라보면서 사거리 남쪽 이동방향으로 옮겼다가 다시 지금의 위치에 터 잡았다. 신갈버스터미널과 별도로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고속국도변 간이정류장이 생겼고 지금까지 상하행선이 갓길에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용인시는 전임 정찬민 시장이 발표한 마평동 종합운동장부지 종합터미널 계획을 백지화 했다는 소문이 들린다. 용인시 중심이자 관문터미널의 역할이 기대되던 종합운동장부지 신터미널 건설계획이 백지화된 것이 사실이라면 심히 유감스럽다. 용인시는 현 터미널을 확충하여 계속 사용하고, 수지 동백지구 경찰대학교 인근에 서부 용인 버스터미널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지금은 서부 용인에 비해 인구도 적고, 낙후되었지만 처인구는 여전히 용인의 행정 문화 역사 교육의 중심이다. 서울 사대문 안이 한양 도성이었듯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 일대는 수백년 전부터 용인의 중심이고 얼굴이었다. 정찬민 전임 시장은 그래서 마평 종합운동장 부지에 복합종합터미널 건설계획을 세웠던 것으
태풍 콩레이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선 지난 주말엔 매우 강한 바람을 동반한 많은 비가 전국적으로 내렸다. 다행히 용인지역은 큰 피해가 없었다.태풍이 오기 직전 용인시 처인구 농촌지역의 들녘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사진은 처인구 백암면 조비산과 백암뜰 일대의 전경으로드론 촬영이다. <글/사진임수재 본지 객원사진기자><용인신문>
춘추오패 중 한 사람 제환공(齊桓公)의 몰락은 인재 등용의 실패에서 비롯된다. 그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제환공은 인재를 고르는 남다른 안목이 있었다. 젊은 시절 포숙에게 가르침을 받았고, 권좌에 오른 뒤에는 관중에게 가르침을 받는다. 그 결과, 천하의 패자라는 가공할 위치에 이른다. 나라는 부국강병을 넘어 백성들은 격양가를 불러야했다.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는 태평성대가 아닐 수 없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역아와 수초다. 역아는 제나라 궁중요리사로 제환공이 입맛을 잃었을 때 제 자식을 삶아서 요리로 바쳐 환심을 산 자이고, 수초는 미동(美童)으로 스스로 거세하고 제환공을 섬긴 자다. 죽음에 임박한 재상 관중은 제환공에게 충고하기를 저 두 놈을 절대 멀리하라고 한다. 그러나 제환공은 그리하지 않는다. 결과는 참혹했다. 이 둘은 작당을 해서 제환공을 말려죽일 것을 모의한다. 제환공 거처에 높은 담을 쌓아 물 한 모금도 넣어주지 않아 서서히 굶겨 죽였다. 패자의 나라 제나라는 그렇게 역사에서 몰락해갔다. 한미한 대부의 위치에 있던 위사(魏斯)는 위열왕(威烈王)으로부터 제후로 지목된 후 위문후(魏文侯)가 된다. 그는 이극(李克)을 등용해 법치를 확립했으며
너의 화엄 박 철 화엄을 읽었다 한 시절 매달린 경(經)의 끝이 잊으라, 였을 때 억울해 너에게 편지를 쓴다 삼년간 벗이었던 화정공원의 물푸레나무 그마저 옹두리 만들며 스스로 물러서니 구청 직원은 곧 베어버리겠다 말한다 또 잊으라는 것이다 산 위에 오르면 장엄하던 눈 아래 세계도 골목길에 들어서 쉽게 잊혀지고 그게 모두 내 허물인 듯 내일은 일없이 이종사촌이나 찾아가봐야겠다 사랑도 나무도 읽지 말고 담아야 할 것을 한 시절 바라보며 화엄을 잃었다 박철이 잃은 것이 정말 화엄인가? 화엄은 범어로 간다뷰하로 잡화, 즉 여러 가지 꽃을 말하는데 장엄함을 이른다. 여기서 잡화는 불타와 보살이 많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다. 그러나 박철이 읽은 것은 화엄경이다. 화엄경은 부처님의 깨달음을 보살들의 입장에서 설명한 경전이다. 경전의 가르침을 박철은 ‘잊으라’는 명제로 새긴 것이다. 삼년간 벗이었던 화정공원의 죽어가는 물푸레나무도 잊으라는 것이며, 산 위에 오르면 눈 아래 보이던 장엄한 세계도 잊으라는 것이다. 잊는다는 것은 기억에서 지운다는 것이며 존재의 의미를 삭제하는 것이다. 박철은 어떤 존재던 존재의 의미를 삭제 할 수 없는 시인이어서 잊어야 한
최은진의 BOOK소리 129 아픈 몸이 선사하는 위험한 기회! 아픈 몸을 살다 ◎ 저자 : 아서 프랭크 / 출판사 : 봄날의 책 / 정가 : 8,500원 아파보기 전까지는 절대 모른다. 아픈 몸을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는 늙고 병들어 아픈 몸을 견뎌내다가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젊고 건강한 몸으로 살 때는 알 수 없는 인생의 참맛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 때쯤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몸의 증언>의 저자, 아서 프랭크가 자신의 질병 경험에 대해 쓴 개인적인 에세이. 이 책의 시작은 편지 한통이었다고 한다. 사촌의 부탁으로 폐암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면서 자신이 아팠을 때 이런 편지를 받았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된 셈이다. 39살에 심장마비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이듬해 암에 걸린 아서 프랭크. 그는 ‘어떻게 하면 나을 수 있는지 나는 말해줄 수 없고, 어떻게 아파야 하는지도 말해줄 수 없다. 나는 다만 질병이 가져오는 현실의 일부를 증언할 뿐’이라며 그저 아픈 몸을 사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픈 사람들은 많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어떤 희망과 공포를 품고 있는지 듣게 되는
꼭꼭 숨은 맛집아시아 국수 전문점 ‘코고숨’은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한 상가 2층에 자리 잡은 자그마한 식당입니다. 원래 상현동에 있던 로드숍이었는데 임대료가 너무 비싸 2016년에 지금의 상가 2층으로 옮겼다고 하네요. 사람들의 고정관념으로 보았을 땐 아파트 상가 2층에서 영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여전히 성업 중인 걸 보면 이미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는 듯 합니다. 보기에는 평범한 식당 같은데 ‘코고숨’에는 주인장님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아시아의 제대로 된 다양한 국수를 한 곳에서 맛볼 수 없을까?”라는 발상에서부터 출발하셨다는데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중국, 인도, 태국, 베트남~무려 7개국! 국수를 너무 사랑하는 크림이 애정하지 않을 수 없는 ‘코고숨’입니다. ‘코고숨’의 뜻은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가 남긴 유명한 말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의 라틴어 “Cogito ergo sum”을 조합한 말인데, 알고 난 후 인상 좋으신 사장님 내외분이 더 멋있어 보이더라구요. 앞에도 언급했듯이 매장은 평범, 테이블 10여 개 정도 주방은 훤히 들여다 보이는 오픈 주방인데 얼마나 깔끔한지 기회가 되시면 직접 확인해 보세
6.13 지방선거 이후 7월2일 새롭게 출범한 용인시 행정과 의회가 표류하고 있다. 민주당이 독식했던 상임위원장 중 2석을 자유한국당에 내주면서 의회는 외견상 정상화되었다. 문제는 내용적으로 들어가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용인시의회는 여전히 여야 간 감정의 골이 깊게 파인채로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시행정을 책임진 백군기 시장을 정점으로 하는 집행부는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용인시 공무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되는 일도 없고 새로운 일도 없다”고 무력감을 토로하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올바른 방향을 잡고 주민에게 도움되는 행정을 펼치려면 단체장의 능력과 비전이 필수적이다. 단체장의 능력중 제일의 덕목은 현안을 파악하는 통찰력과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는 종합적인 판단력이다. 불행하게도 역대 용인시 민선시장들은 적확한 판단에 기초한 신속한 결정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백군기 신임 집행부는 출범한지 3개월이 되었다. 시정에 대한 현안파악을 할 시간은 충분히 가졌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보여줄 때다. 아직도 시정의 기본방향에 대해 줄기가 잡혀있지 않다면 그것은 신중한 것이 아니라 무능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시정의 최일선에 선 용인시 공직자들이
<용인신문>
<속보> 30일, 용인 중앙시장 상가 ‘화재’ 소방 당국 긴급 출동 진화…10명 병원 후송 30일 경기 용인 중앙시장 내 지하1층 의류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상가건물에 있던 10여 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처음 불을 목격한 상인들과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10분 쯤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 중앙시장 내 백마빌딩 지하1층 의류창고에서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한 소당대원들은 지하에서 올라온 연기를 차단 후 같은 건물 상가에 고립됐던 10여명에 대한 구조 활동을 벌였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40여분 만에 연면적 246.88㎡규모의 창고가 전소됐다. 소방당국은 저녁 8시 현재, 지하 건물에서 계속 연기가 나오자 막판 진압 활동을 벌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계획이다. <김종경 기자 iyongin@nate.com>
더불어민주당 용인시병(수지)위원회 성심원과 용인시 청소년 쉼터 방문 더불어민주당 용인시병(수지)지역위원회 이우현 위원장과 시·도의원들은 추석을 앞둔 지난 20일, 용인지역 내 아동보육시설인 성심원과 용인시 청소년 쉼터를 방문해 봉사 활동을 벌였다. 이우현 위원장은 “추석을 앞두고 부모님이 안계시거나 가정 형편상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의 시설을 방문하게 됐다”면서 “지역위원회 시·도의원들과 함께 방문해 작은 정성을 나누며, 봉사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용인시병(수지)지역위원회는 매년 연말 김장봉사에도 참여해 따뜻한 정을 나누고 있다. <용인신문 - 박기현기자>
◉인간 김현 생명력을 주관하는 열세번째 천사는 고요하고 거룩하다 밤이 되면 잉크를 쏟는다 영혼에 동공을 만드는 것이다 저기 저 먼 구멍을 보렴 너에게로 향하는 눈동자 가슴의 운명은 빛으로 쓰인다 생명은 태어나고 죽음으로 끝이 난다 열네번째 천사는 주관한다.◉◉ ◉ 인간은 온다. 내일의 비는 떨어지므로 인간적이다. 비 맞는 인간은 인간다워지기 위해 젖은 몸에서는 따뜻한 김이 솟고 그때에 인간의 다리란 참으로 인간의 것이다. 가령, 광장에서 물대포가 쏘아질 때 패배의 무기는 무기력하고 인간은 젖은 채로 서서 방패가 된다. 무기를 막지 않는다. 무기를 넘보지 않는다. 이 또한 인간이 가진 눈동자다. 그러나 오늘까지도 생명은 비인간적이다. ◉◉ 비가 그치고 빛이 떨어질 때 인간은 마땅히 고개를 드는 것이다. 고해 하는 인간에게 목은 얼마나 유용한 도구인가. 가령 인간은 물대포 앞에서 천사를 상상할 수 있고 평화를 그릴 수 있으며 종말이 멀지 않았음을 기록 할 수 있다. (.....) 김현은 독특한 시형식을 보여준다. 각주처럼 제시한 글까지도 시문이다. 그는 성소수자였으며 사회적 고통을 함께 나누는 시인이어서 세월호 사건처럼 인간의 비인간적인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