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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137


최은진의 BOOK소리 137


어디서 살 것인가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꾸다

저자 : 유현준 / 출판사 : 을유문화사 / 정가 : 16,000



내가 살고 싶은 곳은 과연 어떤 곳일지를 깊이 고민해 본 적 있는가? 건축가 유현준 교수는 우리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엔 건축은 없고 인테리어만 있다. 단지 우리의 거주 공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어떤 브랜드의 아파트냐가 아닌, 어떤 공간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지, 우리가 원하는 삶의 방향과 그에 맞는 도시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건축과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받아들여 새로운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볼 준비 되셨는지?


건축과 도시에 비친 우리의 모습과, 건축가로서 실제로 우리를 둘러싼 공간들을 디자인하면서 알게 된 이야기를 담은 책. 그는 말한다. ‘건축은 스스로를 제대로 알기 힘든 우리를 흐릿하게나마 보여 주는 거울이라고. 건축은 의식주라는 인간의 3대 기본 본능적 행위 중 하나이므로. 그런데, 다양한 생각의 융합을 만들어내야 하는 도시에 획일화된 건축물만 가득해져 사람들간의 소통이 사라지고 단절되어 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겨있다. 시장바닥같은 아고라가 없었다면 고대 그리스가 없었듯이 21세기형 아고라와 원형극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건축가로서의 책임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건축가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이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히는 건 짧은 문장과 적절한 비유 때문이다.


그에게 건축이란 세상을 화목하게 만들기 위한 것. 고부간의 갈등을 멈추게 하고 한마음으로 엄마와 할머니에게 기쁨을 선사해 주던, 자신의 학창시절 학교상장같은 역할을 건축이 할 수 있다고. 제대로 설계된 공간은 사람사이의 갈등을 줄이고, 사람과 자연 사이도 더 화목하게 만든다는 확고한 믿음. 그 믿음을 뒷받침해주는 근거있는 건축물의 역사와 뒷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삭막한 공간에서 살고 있는지, 그 심각성을 새삼 깨닫는다. 그의 말처럼 세상을 화목하게 만드는 도시를 위해 우리 모두가 건축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그럼, 이 책을 통해 세상과 우리를 둘러싼 도시와 건축을 제대로 읽어내는 혜안을 가져보자.<용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