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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사람

역사 진실 찾아가는 36년 여정… 학문적 일대기

최홍규 경기사학회장_‘솔바람 소리’ 출간

 

 

[용인신문] 경기대 사학과 교수를 지낸 최홍규 경기사학회장이 대학 정년 후 16년만에 510쪽에 이르는 두툼한 저술 ‘솔바람 소리’(국학자료원 刊)를 펴냈다.

 

최 회장은고려대학교 3학년 재학 중이던 1960년 4.19혁명에 나섰고 그는 5공 해직교수를 지내기도 했던 인물이다. 그의 치열한 의식의 투쟁은 사학자로서 올바른 역사 진실을 찾아가는 학문적 성과로 나타났다. 학문적 일대기 성격을 지닌 이 책은 지난 1985부터 집필을 시작해 최근에 이르러 36년만에 완성된 장편의 회상기다.

 

최 회장은 “오랜만에 쓴 책이다. 한 문장 한 문장 정성을 다해 쓴 책인 만큼 더욱 애정이 크다”며 “나의 연구 일대기를 담고 있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총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제1장은 ‘솔바람 소리-한 역사학자의 삶과 학문, 그리고 어머니’로 개인사적인 내용들로 구성됐다. 헌신적 사랑을 베푼 어머니와 그의 독서 편력, 저술, 학술발표, 은사님과 교유관계 등 젊은 날의 저자의 모습이 주류를 이룬다.

 

5년간 해직교수로 지내는 고뇌 어린 시련 속에서도 신채호, 우하영, 박지원, 황현, 한용운, 윤동주, 이육사 등에 대한 연구와 경기지역사를 학문적 차원에서 개척하고자 했던 그의 선구적 의지와 긴장감 넘치는 문장력이 돋보인다.

 

제2장은 저자의 큰 학문적 관심사였던 조선 후기 향촌 사회와 실학, 그중에서도 우성전, 정조, 우하영, 박지원 등과 화성 신도시 건설 및 경기 지역 향촌 사회의 변화에 대한 연구 과정에서 얻어진 논고들로 구성됐다. 퇴계의 수제자였던 우성전 연구는 임란 때 의병장으로 추의군이라는 의병부대를 이끌고 수원, 강화, 임진강, 한강 전투에서 활약한 우정전의 활동을 최초로 조명한 논고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우성전의 학문과 의병장’, ‘연암 박지원의 농업경제사상’, ‘우하영의 실학사상’, ‘기호사림 김물의 가계와 묘역’, ‘유언호의 생애와 활동’ 등을 실었다.

 

특히 용인 죽전의 경주김씨 묘역에 묘소가 있는 김물은 십청헌 김세필의 후손으로 처음으로 소개되는 기호사림계 인물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제3장에서는 한말과 일제강점기를 통해 기념비적인 역사적 인격으로서 근대 민족운동사와 사학사에 성좌를 차지한 안중근과 신채호의 활동과 저작을 조명한 글을 실었다. 안중근의 국권회복운동과 하얼빈 의거, 동양평화론은 안의사가 지향했던 중심 테마로서 의미가 크고, 독립운동가, 민족사학자로서 불명의 업적을 남긴 신채호의 민족주의 특징과 추기 역사 전기물의 내용을 쳬계적으로 해제한 논고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제4장은 조선 정조시대 수리 시설로 축조된 만년제 연구에 대한 논고다. 화성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축조된 제언의 역사적 배경과 수축의 의의를 구조적, 실증적으로 밝힌 연구라는 점에서 농업과 관개 수리 정책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연구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제5장은 국내 세계문화유산을 유형과 무형별로 나눠 그 등록현황을 살펴봄으로써 관광 차원에서도 연구자를 비롯해 일반인들에게도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6장은 저자가 40년간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우하영의 독립된 저작 ‘국역 관수만록’과 해제를 실었다. 18세기 말 정조의 화성신도시 건설과정에서 제기된 지방행정구역 개편과 농업, 상공업 개혁 등 현안 문제들을 생생하게 파헤친 고전적인 저작이다. 정조 시대의 수원지방 사정을 이해하는 데 참고 될 부분이 많다.

 

제7장은 새로 발굴된 정조의 편지글을 통해 정조라는 계몽군주의 현실 정치에 대한 경륜과 반대 당파를 포함해 국정 수행 과정에서 신료들을 노련하게 다루는 통치자로서의 통념을 뛰어넘는 위상을 엿볼 수 있다. 박은식과 신채호 사상의 비교 연구도 실었다.

 

최홍규 회장은 ‘신채호의 민족주의사상’ ‘신채호의 역사학과 민족운동’ 등을 비롯해 조선후기 실학자에 대한 개척적인 역저 ‘우하영의 실학사상 연구’와 박지원의 ‘국역 과농소초’, 정조와 화성 연구서인 ‘정조의 화성 건설’과 ‘정조의 화성 경영 연구’ 등의 저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