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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복합 용인시의 청년농업인

준비된 ‘낙농인’ … 젖소와 함께 꿈을 키운다

도농복합 용인시의 청년농업인 9. 꼴미목장 김종우 부대표

 

 

 

어려서 부터 목장 송아지를 친구 삼아 놀아
한국농수산대학 가축학과 진학 이론 무장
부모님 밑에서 현장 경험 배우며 탄탄한 실력
직접 건초 농사·송아지 산파역 1인3역 열정

 

[용인신문] 천생이 낙농가인 김종우(26) 꼴미목장 부대표. 5살 때부터 이다음에 크면 소 키우겠노라고 노래했으니 낙농업은 천직이 아닐 수 없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일에 바쁘면 김 대표는 목장에서 혼자 젖소랑 놀았다. 모든 동물을 좋아하는 그이지만 송아지를 무척 좋아했다. 집 밖에 나가면 송아지가 친구였다. 자신이 그러했듯 앞으로 자식이 생기면 가업을 잇도록 해 자식과 함께 운영하고 싶어 한다.

 

김종우 대표가 한국농수산대학 대가축학과에 진학해 낙농을 전공하고 목장 일을 맡아 운영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아직은 부모님으로부터 배울 게 많아 함께 운영하고 있지만 그는 전문적 지식과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을 도우면서 터득한 경험으로 탄탄한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농장에서 아픈 소 치료는 김종우 부대표의 전담 분야다.

 

대학시절 낙농장 실습 과정 중 소 치료에 대해 많이 배워둔 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설사나 식체 등에 걸렸을 때 수액 주사를 놓는 등 과거에 수의사에게 의존도가 높았던 일을 이제는 김 부대표가 척척 해내고 있다.

 

수술 빼고 대부분 관리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수술의 경우도 수의사 옆에서 보조 역할을 해내고 있다.

 

대학을 막 졸업한 2017년, 수의사도 못 살리는 소라고 진단했던 소를 열심히 치료해 지금까지도 젖을 짜고 있는 것은 최고의 보람이다.

 

“오래 살아줘서 고마워.”

 

김종우 부대표는 아픈 소들에게 유독 말이 많다.

 

“아프다고 말이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마음이 아프죠. 혼자서 소들에게 말을 많이 해주고 있어요.” 아팠던 소가 다 나으면 얼마나 마음이 기쁘고 뿌듯한지 모른다.

 

농장일을 부모님과 분담한 그는 송아지 관리와 분만관리도 맡고 있다.

 

송아지를 낳으면 2달 동안 분유를 먹이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어미소 젖을 물리면 유두가 상해서 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하루 두 번씩 분유를 먹인다. 송아지 가까이 가면 우유 주는 줄 알고서 송아지들이 다가오는 게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분만은 현재 꼴미목장 대표인 아버지 김상복씨가 하는 일을 도우면서 배웠기 때문에 당황하거나 어려워하지 않고 처음부터 잘 해냈다. 이미 중학생 시절부터 주말마다 큰 소 사료주기와 착유 일을 도왔고 대학시절에는 아버지를 도와 송아지 받는 것, 새끼 빼내는 일을 배웠기 때문에 모든 일이 자연스럽다.

 

대학 졸업 후부터는 분만일을 직접 도맡아서 하고 있다. 개량과 수정부터 분만을 앞둔 소를 수시로 관찰하면서 신호가 오면 즉시 분만을 돕는다. 송아지가 생기려면 임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정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도 노력한다.

 

소는 대체로 큰 어려움 없이 분만을 하지만 간혹 송아지가 크거나 역산하는 소가 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해 무난히 순산을 시켜주고 있다.

 

물론 자기 분야만 하는 게 아니라 부모님 일을 당연히 돕고 있다.

 

어머니 최효진씨를 도와 착유 일을 하다보면 여전히 배울 것이 많다. 착유우 관리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그는 농장일 전체를 두루두루 살핀다.

 

그의 일은 새벽부터 시작해 저녁에서야 마무리 된다. 새벽 5시부터 착유에 들어가 두 시간 반 정도 착유를 마치면 곧이어 송아지 우유주기를 한 후 소 사료를 주기 위해 남은 사료를 다 쓸어낸다. 새끼 낳을 소가 있는지 살피기 위해 건유우칸(분만칸)으로 가서 확인도 해야 한다.

 

오후에도 4시 정도가 되면 농장을 둘러보고 4시 30분부터 다시 착유에 들어간다. 착유를 마친 후 송아지 우유를 주는 일을 하고, 물로 착유장을 말끔하게 청소해주는 일을 매일 반복적으로 한다. 당연히 분만소와 아픈 소 돌보기도 그의 일이며 기계로 한다고 하지만 농장 청소도 책임지고 있다.

 

중학교 때 구제역이 덮쳤을 때였다. 마침 아버지가 허리를 다쳐 수술을 했다. 어머니를 도와 새벽 3시부터 농장일을 했다. 깨자마자 소독일을 했고, 곧이어 목장일, 다시 소독하는 일을 반복했다. 당시 엄청나게 추웠기 때문에 옷을 세 겹씩 껴입고 장갑도 몇 겹 튼튼히 꼈지만 손이 터질 정도였다. 소들이 추위 때문에 많이 죽었다. 구제역 피해는 다행히 없었지만 추위 때문에 소를 잃은 후부터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터득했다. 지금은 바람막이 커튼 자동화 시스템으로 관리해주고 있지만 당시 많이 배워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던 소중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졸업 후 목장 일에 전적으로 뛰어들면서 새롭게 깨달은 것이 또 있다. 목장일을 하려면 농사를 짓는 게 이상적이라는 점이다. 원래 농사짓는 일을 싫어했지만 소가 먹을 건초를 직접 농사지어 제공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 아래 열심히 농사짓는 아버지를 돕고 있다. 수입건초는 질이 좋지만 비싼탓에 임신한 건유우에게 수입건초가 섞인 사료를 먹이는 것 외에는 직접 건초를 생산해서 제공하고 있다. 축분이 퇴비가 되고, 다시 사료가 되는 싸이클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고 있다.

 

김 부대표는 중학교 때까지 저녁 식사 시간이 밤 10시인 줄 알았다. 40년째 낙농업을 하고 있는 부모님들은 저녁 늦게까지 일하고 밤 늦게야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오후6시에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이 컸다.

 

다들 자신처럼 사는 줄 알다가 놀랐다. 요새는 남들처럼 생활하기 위해 노력한 덕에 오후 7시 정도면 저녁 식사를 한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약속시간에 늦는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농장 알바를 시킨 후부터 그를 이해했다.

 

정성을 다해 젖소를 돌보고 있는 김종우 부대표는 노후에 아내와 함께 카페를 운영하는 게 꿈이다. 가공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카페를 하게 되면 커피 외에 치즈나 요거트, 밀크잼을 특화시켜 멋진 카페를 운영해 볼 생각이다.

 

코 흘리던 어린시절부터 소를 키울 것이라던 김종우 부대표. 푸른 청년의 나이에 이미 농장의 모든 일을 척척 해내는 그는 앞으로 농사지을 땅을 더 마련하고 농장도 늘려나가면서 우리나라 낙농업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하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