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집행부가 시청광장 진입로에 전격 설치한 ‘표지석’으로 시의회를 비롯한 공직사회가 들끓고 있다. 시 측은 관공서의 상징성 및 방문객들에 대한 편의성을 위해 설치했다는 입장이지만, 시의회를 비롯한 공직 내·외부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달 30일 한국외대 측이 기부한 자연석(길이 3.6m·높이 3.5m·폭 1.2m·무게 35t)을 옮겨와 시청사 진입로 중앙분리대 화단 앞쪽에 전격적으로 설치했다.
시에 따르면 무게 35ton의 표지석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측이 기부한 것으로, 추정가액은 약 150여 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해당 자연석을 옮기는 과정에서 약 1000여 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의회를 비롯한 공직 내부에서조차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지만, 시 집행부가 주말을 이용해 전격적으로 설치해 배경에 대한 의혹도 한층 높아지는 분위기다.
시와 한국외대에 따르면 해당 자연석은 한국외대 창립자가 지난 1983년 충주댐 공사 당시 제천시 청풍면 일대에서 구입해 글로벌캠퍼스(모현면)로 옮겨온 것으로, 용인시와 연관성이 없는 상태다.
시 측은 해당 자연석에 대해 “한국 외대 측이 기부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관련 절차를 거쳐 시청 광장 출입구에 설치한 것”이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전 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표지석에 새길 문구를 공모했다. 이어 최근 공공디자인 심의 위원회를 열고 표지석 설치를 의결했다. 선 설치후 의결해 엇박자 행정을 펼친 셈이다.
공직사회는 ‘석연치 않다’는 분위기다. “표지석에 새길 문구도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주말을 통해 해당 자연석을 옮길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
공직자 A씨는 “표지석 설치가 시급한 사안이 아님에도, 집행부 측에서 서두르는 모습을 보여 의아해 하는 공직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직자는 B씨는 “역대 용인시장들이 모두 재선을 염두에 두고 시장 집무실을 수 차례 옮겼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내용의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시 회계과 관계자는 “용인시청을 상징하는 ‘관공서 표지석’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며 “표지석 문구가 선정이 마무리되면 의혹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