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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속살, 역사의 보고 동래이야기

 

 

동아시아를 걷다-3

부산의 속살, 역사의 보고 동래이야기

 

 

부산 바다, 그리고 동래

80년대 부산해운대라는 단어는 청춘들을 들끓게 하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친구나 여자친구랑 비둘기 열차를 밤새 달려 푸른 바다를 찾는 것이 우리들의 낭만이었다. 아직도 사람들은 부산에 오면 해운대와 광안리에 발길이 머문다. 하지만 서울이 명동이 다가 아니듯 내륙 쪽으로 좀 더 들어가면 회 한 접시와 소주 한 병으로 낯선 흥분을 달래줄 곳이 많다. 그렇게 부산의 오랜 전통의 향기가 머문 곳이 바로 동래이다.

 

 

임진왜란에서 가야 고분까지

동래는 역사코스와 온천코스 두 가지가 있다. 오늘은 역사의 발자취와 시장 떡볶이, 통닭까지 섭렵하는 역사순례길이다. 먼저 동래역 인근 지하철 4호선 수안 역에 내린다. 전철 역사 안에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철 역사 내 기념관이 있다. 임진왜란 역사관으로 순식간에 수천 명이 도륙당한 읍성과 아비규환 속에서도 부사와 노비까지 결사항전을 기념한 공간이다. 지하철 공사 당시, 엄청난 유물과 유골이 나왔다. 특히, 성 앞 해자(垓字)라 불리는 도랑에서 나온 유골과 유물은 충격적이다.

 

동래읍성과 전통시장

역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동래읍성 보존 터가 나온다. 산성(山城), 진성(津城)과 달리 평야에 지은 평산성(平山城)이다. 부산에 남아있는 조선시대 유일한 동헌으로 3.1 만세운동의 터인 동래 치안센터 건너편에 조성되어 있다. 최근에 새롭게 조성한 곳이라서 옛 정취를 찾는 사람들에겐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소소하게 그 내역을 살피면 짠하기도 하고 재미가 새록새록 하다. 동래부는 정3품 당상관(堂上官)이 부사(府使)로 임명되고, 국방 및 대일 외교상 중요시되었던 곳이므로 관아시설도 위용을 갖출 필요가 있어 다른 고을에 비해 규모가 컸다. 들어서면 정면에 보이는 충신당(忠信堂)은 동헌의 중심건물이다. 좌측에 연심당(燕深堂)과 오른쪽에는 부사가 쉬었다고 추정되는 독경당(篤敬堂)이 있다. 왼쪽에 망미루(望美樓)가 있고 뒤편에 민가에서 징발한 말을 관리했던 고마청(雇馬廳)이 있다. 아름다운 현판이 걸려있는 망미루는 한양의 임금님을 그리워한다는 의미의 건물로 글씨는 보는 이로 하여금 심미안을 갖게 할 정도로 아름답다. 누구의 글씨인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동헌 뒤로 돌아가면 현대식 건물 2층짜리 건물, 동래시장이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싼 점심요기와 유명한 동래파전도 맛볼 수 있다. 팁이라면 부산에서 유명한 금정산 막걸리를 곁들여야 좋다.

 

 

의로운 열사들의 사당 송공단

동래시장 뒤편에 장렬하게 순절한 민관군 당시 희생자들을 기리고 제를 올리는 사당이 나오는데 송공단이라 한다. 송상현() ()의 제례를 올리는 단()이란 뜻이다. 처음에는 신분에 따라 동서남북으로 배치했었지만 2005715기를 복원해 현재의 모습처럼 배치했다. 송상현은 1551년 태어나 26살에 급제해 임진왜란 1년 전인 선조 24년에 동래부사로 부임한다. 이듬해 왜군이 413일 침략해 15일 함락되면서 장렬히 산화했다. 송상현 비 좌우의 의로운 이들의 비석이 있다. 그의 부하 군관, 민간인, 향교교수, 노비, 부녀자 까지 의로운 얼을 새긴다. 부사에서부터 노비까지의 비석을 보노고 있노라면 전쟁과 백성이 절로 떠올라 숙연해진다.

 

찬란한 금관가야의 유물을 찾아서-복천고분

송공단에서 10여분 정도 산 쪽으로 올라가면 바로 삼한시대 화려함을 간직한 복천동 고분이 나온다. 부산은 가야지역 중에서 금관가야 지역으로 원래 고분이 발견된 언덕은 한국전쟁 피난시절 판자촌이 있던 곳이다. 이곳에서 우연히 유적이 발굴되고 본격적으로 많은 가야의 고분이 발굴되어 지금은 도심 속의 녹색 쉼터 노릇도 겸하고 있다. 잔디 위에 회양목으로 장식한 네모난 꼴은 고분이 발굴된 터를 알려주고 있으며, 모두 190여 개의 고분이 발굴되었다. 고분공원은 회양목을 심어 무덤자리를 표시하였고 야외 전시관에는 나무덧널 무덤과 돌덧널 무덤의 내부를 발굴한 모습 그대로 전시하고 있어 그 당시 무덤 형태를 잘 볼수 있게 꾸며 놓았다. 네모난 고분엔 순장흔적과 부장품을 넣어 계세세상(係世思想), 즉 이승과 저승이 연속된다는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고분 끝에는 복천박물관(福泉博物館)이 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저녁까지 문을 연다. 홈페이지 http://museum.busan.go.kr/bokcheon

 

박물관을 둘러보고 장영실 과학동산과 동래읍성 북문을 잠시 올라 땀을 식힌 뒤 왔던 길을 내려오면 동래 시장 옆에 수안시장이 나온다. 유명한 떡볶이 집과 통닭집이 나그네의 피로를 풀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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