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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심발언 공무원 세 차례 사과했지만. . .

시의회 뒤끝의정 ‘끝판왕’

'경찰대 부지 체육시설 사용 동의안' 반려

이현수 자치행정국장 "정치적계산" 발언

시의원 요구에 거듭 거듭 사과 수모 불구

집행부 역점사업예산 무더기삭감분풀이

 

용인시의회가 감정섞인 새해 예산안 삭감으로 뒤끝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6일 시 고위공직자가 시정답변을 통해 한 작심발언을 두고, 자치행정위원회에서 해당 공직자에게 2차 3차 사과를 요구한 것.

 

더욱이 자치행정위 측은 정 시장을 비롯한 해당공직자의 세차례에 걸친 사과를 받아낸 후에도 시 집행부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예산을 무더기로 삭감해 ‘뒤끝 의정’의 끝을 보여줬다는 비난이다.

 

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지난 12일 시 행정문화국에 대한 새해 예산안 심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시작부터 시끄러웠다. 일부 초선 시의원들이 자치위에서 요구한 뒤 심의조차 하지 않은 채 반려한 ‘옛 경찰대부지 내 체육시설 사용 동의안’과 관련, “정치적 계산”이라며 작심발언을 한 이현수 자치행정국장의 사과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앞서 시의회 의장단 회의를 통해 협의된 정찬민 시장의 ‘본회의장 사과’ 등으로 일단락 된 사안을 초선 시의원들이 뒤집은 셈이다.

 

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이날 회의시작 전부터 이 같은 기류는 시작됐다. 한 시의원이 지난 6일 정 시장의 본회의장 사과에 앞서 전체 시의원들에게 사과 발언을 한 이 국장에게 ‘자치위 의원들에 대한 별도 사과’를 요구한 것. 이에 따라 이 국장은 회의 시작 전 자치위원들에게 또다시 사과발언을 했고, 사태가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회의 시작 직후 한 초선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현수 자치행정국장이 배석한 예산심의는 할 수 없다”며 폭탄발언을 했다. 이후 정회가 이어지며 여·야 의원들 간 설전이 이어졌고, 시 부서장 급 공직자들 역시 “국장이 배석하지 않는 예산심의는 할 수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시의원들이 중재에 나섰고, 결국 이 국장이 회의 속개 후 회의록에 남는 사과발언을 다시 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같은 사안을 두고 한 공직자에게 세 차례 사과를 요구한 셈이다.

 

* 명분 부족한 예산삭감 '뒷말 무성'

 

그럼에도 시의회 자치위 초선의원들의 ‘뒤끝 의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행정문화국 새해 예산에 대한 계수조정에서 그동안 정찬민 시장이 중점적으로 진행해 온 예산들을 무더기 삭감했다.

 

주요 삭감내역을 살펴보면 △태교축제 1억 5000만원 △시청광장 여름철 물놀이장 시설비 및 운영비 등 2억 5000만원 △시청광장 겨울철 썰매장 시설비 및 운영비 등 3억 9500만원 △줌마렐라 축구대회 출전지원 2억 1000만원 △시 청사 대수선비 등 청사관련 예산 2억 2000만원 등이다.

 

시 자치위 측은 “물놀이장이나 썰매장, 줌마렐라 축구대회 등은 사실상 축제·행사경비”라며 “그러나 예산 항목에는 시설비, 민간경상보조사업 등으로 명시해 정부 지침상 행사성 경비 상한액을 넘어선 꼼수행정”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당사업 예산들이 행사·축제성 경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줌마렐라 출전지원비의 경우 현행법 상 민간단체인 체육회에서 주최하는 사업이고, 물놀이장과 썰매장 시설비 등은 말 그대로 ‘시설비’라는 설명이다.

 

도시건설위와 복지산업위원회 시의원들도 “예산 삭감에 감정이 섞여있는 분위기”라며 자치위 측 예산삭감 명분이 크지 않음을 내비쳤다.

 

* 초선 시의원, 열정 비해 의정 역량 부족 지적

 

시의회 다선 시의원들은 이 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초선 시의원들의 과욕’을 꼽고있다.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하려하지만, 경험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더욱 큰 문제는 다선 시의원들의 경험에 따른 조언을 “집행부 측과 야합”으로까지 확대해석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실제 지난 6일 이 국장의 작심발언 당시 시의회 측은 의장단 회의를 통해 정찬민 시장의 본회의장 사과와 이 국장의 의원대기실 사과를 요구했고, 시 측은 이를 수용했다. 의장단의 이같은 결정은 예산심사 등을 앞두고 사안이 확대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문제의 발단인 ‘옛 경찰대부지 체육시설 사용동의 협약 동의안’은 자치행정위 측이 요구했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선의원들은 이에 대해서도 의회 내에서 ‘불만’을 표시했다. 다선 시의원들이 초선들의 의견을 무시했다는 것. 한 재선 시의원은 “초선 당시 나도 같은 생각을 했었지만, 지방의회는 티비에서 보는 국회의원과 같은 기관이 아니다”라며 “현 초선의원들은 시의원이라는 직함에 빠져 이를 잊은 듯하다”고 말했다.

 

시의회 의정회 관계자는 “7대 시의회 초선의원들을 보면 역대 의회 초선과 같은 열정은 다소 있지만, ‘의정활동 깊이’는 없어 보인다”며 “공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면”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