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피해가 사상 최대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충청북도 음성군에서 처음 AI가 발생한 이후 가금류에 대한 전염병이 전국으로 확산됐고, 용인도 지난 9일 처인구 백암면의 한 농가에서 감염신고가 접수됐다.
이어 13일과 14일 처인구 백암면 농가 3곳에서 추가로 발생했으며, 발생농가 인근 농가 한곳은 예방차원에서 사육중인 가금류 전량 살처분했다.
상황이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정부는 지난 15일 AI 위기경보 단계를 사상 처음으로 ‘심각’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위기경보 중 가장 높은 단계로 지난 2010년 구제역 발생 이후 6년만이다.
AI로 인한 심각단계는 처음 있는 일이다. AI전염은 전국 각지로 퍼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용인지역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5일 현재 살처분된 가금류는 전국에서 약 1544만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기록됐다. 이는 지난 2014년 1396만마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추가로 감염신고가 접수되는 것을 감안하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재 용인 지역 내 닭 사육현황을 살펴보면 96개 농가에서 총 286만마리의 가금류를 사육 중이다.
지난 9일 AI의심신고가 접수된 한 농가의 산란계 19만6000마리를 살처분, 추가로 신고된 3곳의 농가 산란계는 57만4000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더불어 AI발생 인근 농가 3만8000마리까지 합하면 약 80만8000마리에 달하는 닭이 살처분됐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당초 정부는 AI 발생 이후 24시간 내 살처분이라는 원칙을 세웠지만, 워낙 빠르게 퍼지고 있어 살처분 인력이 부족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시는 AI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지역 재난대책본부’를 운영해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한다. 아울러 기존의 거점소독시설과 더불어 통제초소도 운영해 확산을 방지한다.
살처분과 방역을 위한 인력과 재원도 투입된다.
시는 우선 재난관리기금 3억원을 투입해 인건비와 소독장비, 통제초소 및 소독기 등을 지원했다.
한편, AI발생으로 인한 피해는 농가뿐만 아니라 서민들에게도 불어닥쳤다.
조류독감 확산으로 인해 지역 농가에 이동중지명령이 내려진 탓에 식재료인 계란수급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 이는 공급부족 현상과 더불어 가격상승으로 인해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 일부 마트에서는 1인당 계란을 구입할 수 있는 양을 한판(30개)로 제한하는 경우도 발생했고, 서민물가 상승은 물론 자영업과 급식에서도 원재료값 상승 등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산란을 위한 가금류까지 전량 살처분되는 탓에 조류독감이 끝나더라도 농가와 서민들이 겪는 어려움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 내에서 첫 AI가 발생한 이후 나흘만에 추가신고가 접수되는 등 확산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초소운영 실태와 관리를 강화하고 보다 철저한 방역대책을 마련해 추가확산을 막기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