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구, 관련부서와 협의도 않고 예산우려 꽃밭조성 계획 백지화
임신부 형상화 조형물 설치 끝?. . . 감성 태교 실종 부실한 콘텐츠
‘태교도시 용인’을 기치로 내걸고 각종 사업을 계획 중인 용인시가 ‘태교정책’과 무관한 사업에조차 ‘태교’를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찬민 시장이 지난해 9월 ‘태교도시 용인’을 선포하며 태교도시 관련 정책에 관심을 이어가자, 공직 내에서 각종 사업에 대해 ‘태교’ 명칭을 사용하는 기류가 형성된 것.
시는 지난달 상현동 숲속마을 카페거리 앞에 방치된 공터에 ‘태교정원’을 조성했다.
수지구에 따르면 상현동 1171번지 일대 한국수자원공사 소유의 수도용지 1만2958㎡ 부지중 7403㎡에 조성된 ‘태교정원’은 길이 370m, 폭 20m로 광장, 생명의 터, 산책로, 야생초화원, 포토존, 어울림마당, 커뮤니티가든 등으로 조성됐다
‘태교정원’이 들어선 이곳은 그동안 인근 상인과 주민들이 일부 부지에 꽃밭을 조성하곤 했으나 대부분 별도의 관리 없이 방치돼 왔다. 또 관리권자인 수자원공사의 관리소홀로 잡풀, 쓰레기 방치 등으로 주민들의 미관개선 요구가 이어졌다.
민원이 이어지자 시 측은 주민의견을 반영한 환경개선 사업을 계획했다. 올해 초 태교인성 마을공동체 조성계획을 수립한 것. 비교적 관리상태가 양호한 잔디광장(5255㎡)은 그대로 존치하되, 나머지 부지에 꽃밭을 조성한다는 계획.
정원과 인접한 광교호수공원 카페거리 및 작은 도서관(북 카페), 서봉숲속공원과 연계해 ‘태교인성 마을공동체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시 측은 해당부지에 메밀꽃 ,부채꽃, 유채 등 계절별 맞춤형 꽃밭을 조성하고, 청보리 식재 등을 통해 보리피리 불기, 보리음식 만들기 등 체험장을 조성할 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에서 토피리어, 까치서당, 태교교실, 체험공방, 정원교실 등 프로그램 운영하고 서봉숲 벚꽃과 태교정원 꽃을 연계 지역 봄꽃축제 및 태교 관련 글과 명시 감상대회 등도 개최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말 그대로 계획에 그쳤다. 수지구청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계획이 변경된 것. 수지구는 당초 계획상 예정됐던 꽃밭 조성 대신 관목과 초화류를 식재했다. 사실상 '근린공원' 형태로 조성한 것. 대신 임신부를 형상화 한 조형물을 설치한 뒤, ‘태교정원’이라는 명칭을 확정했다.
당초 계획상 명시됐던 ‘꽃 밭 조성’에 내재된 임신부의 ‘감성태교’ 부분이 사라진 셈이다.
특히 수지구 측은 ‘태교정원’ 계획 변경과정에서 시 태교부서 측과 별다른 협의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체적으로 계획을 변경한 뒤 사실상 통보했다는 것.
수지구 측은 “꽃밭을 조성할 경우 매년 약 3억 원의 예산이 수반될 것으로 판단돼 계획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매년 예산을 확보하기도 어렵고 자칫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태교정원’ 명칭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답을 하지 못했다.
시 태교담당 부서 측은 “현 상황은 ‘태교정원’으로서는 적절치 않다. 사업부서와 협업이 원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태교 관련 컨텐츠를 더해 ‘태교정원’으로서 면모를 갖춰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