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이후 2년 째 멈춰서 있는 동백세브란스병원 건립과 관련, 연세의료원 측이 “적자보전을 위한 조건이 충족되면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시에 통보했다.<관련기사 본지 1108호 1면·2면>
그동안 요구해 온 용인세브란스 부지 용도변경과 동백세브란스 병원 부지의 첨단산업단지 승인 등 4대 요구안을 용인시가 수용할 경우 “공사를 재개할 의향이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같은 내용의 공문에 대한 시 측의 관점은 연세의료원 측과 온도차를 보이는 모습이다. 시 측은 내년 상반기 중 공사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
시에 따르면 연세의료원은 지난 2일 시 측에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 건립을 위한 용인시 협조 요청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접수했다.
연세의료원 측은 공문에서 “병원 경영환경 악화로 (동백세브란스병원)개원 후 적자가 우려돼 공사가 중단된 상황”이라며 “공사 재개를 위해 △역북동 용인세브란스 부지 매각을 통한 건축 재원 확보 △운영 중 적자에 대한 보전 대책 마련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연세의료원 측은 공문을 통해 공사재개를 위한 선결조건으로 건축비 확보 및 운영 적자 대책 마련을 위한 4건의 협조 사항을 시에 요구했다.
내용은 △처인구 역북동 용인세브란스병원 부지(2종 일반주거·2만5000여㎡)의 3종 주거지역 용도지역 변경 △동백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한 주변 일대 의료 특화 도시첨단산업단지 전환 △진·출입로 교통체계 정비(용인시 추정 100억원) △수도권 제2외곽 순환고속도로 나들목 설치 등이다.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열린 의료원 이사회에는 이 같은 내용이 정식 안건이 아닌 ‘보고안건’으로 상정됐다.
하지만 연세의료원 측은 이 같은 특혜성 요구사안을 시에 공식적으로 전달하면서도 정작 ‘공사재개’에 대한 내용은 명시하지 않았다. 의료원 측은 공문을 통해 “시가 제안한 도시첨단산업단지 지정 등이 운영 적자에 대한 보전 대책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또 시 측과 구두협상을 통해 내년 상반기 중 첨단산업단지 전환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원 관계자는 “공사 재개를 확정할 수는 없다”며 “다만 전제 조건이 충족되면 공사를 재개할 의지나 의향이 있다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의료원 측 공식입장은 지난 1일 시 측이 공문을 받고 배포한 보도자료에 명시된 ‘조건부로 내년 상반기 중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내용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부분이다.
결국, 공사가 중단된 지난 2년과 같은 상황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시 측은 과거와는 달라진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그동안 특혜시비 등을 우려해 ‘원칙적 불가’입장을 고수했던 용인세브란스부지 종 상향 등을 적극 추진키로 결정했다는 것.
시 관계자는 “연세의료원 측과 협상에서 종 상향이 될 경우 수익금을 동백세브란스 병원 건립에 재투자키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세의료원 측이 시에 보낸 공문에는 이 같은 내용조차 빠져있다.
또 도시첨단산업단지 지정 역시 넘어야 할 과제가 쌓여있는 상황이다. 현재 2층까지 진행된 골조공사를 그대로 존치해 진행하더라도, 설계변경 및 산업단지 물량 배정, 국토교통부장관의 승인 등의 행정절차 과정이 남아있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행정절차는 의료법인인 연세의료원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설립 등의 과정이 전제돼야 한다.
건설업계에서는 이 같은 과정에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공사 재개를 위해 연세의료원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왔고, 구두상이지만 조건이 충족되면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시민 의료 증진을 위해 공사가 재개될 수 있도록 연세의료원 측과 지속 협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