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동 부녀회원 파전·잔치국수 판매 '먹거리장터' 전락
'소통' 명분 내세워 '태교축제' 인원 동원 '꼼수행정' 지적
용인시청광장에서 열린 음식문화축제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축제 목적인 용인대표음식 발굴 등 취지도 맞지 않은데다, 행사를 맡은 대행업체의 불법으로 얼룩졌기 때문이다.
용인대표음식 발굴을 위한 축제가 사실상 ‘태교축제’ 인원 동원을 위해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 22일과 23일 용인 태교축제와 음식문화 축제, 용인 북 페스티벌, 육아박람회 등 4개 행사가 복합된 용인패밀리 페스티벌을 열었다.
하지만 이날 진행된 행사 중 음식문화축제를 두고 시의회는 물론 공직 내부에서까지 말이 나오고 있다. 올해열린 제11회 음식문화축제는 용인백암순대 기네스, 읍·면·동푸드마켓, 푸드트럭 마켓, 요리연구가 이해정씨의 태교음식 강좌 등으로 구성됐다.
논란은 지역 내 31개 읍·면·동 부녀회 등에서 나와 직접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푸드마켓에서 발생했다.
시에 따르면 용인음식문화축제는 지난 2006년 용인지역 농축산물을 이용한 특색음식 및 대표음식 발굴을 위해 시작됐다. ‘수원 왕갈비’, ‘전주 비빔밥’ 등과 같이 용인을 대표할 만한 먹거리를 발굴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것이 목적이다.
그동안 (사)한국음식업중앙회 용인처인구지부에서 진행해 온 음식축제는 매년 지역 내 음식점들과 일반인들이 참가하는 요리경연대회 등을 통해 대표음식을 선정해 왔다.
그러나 올해 행사의 경우 이 같은 취지와 달리 읍·면·동 부녀회원들이 동원돼 파전과 잔치국수 등을 만매하는 ‘먹거리 장터’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시 측은 “그동안 진행돼 온 음식문화축제에 대해 ‘특색도 개성도 없다’는 지적이 이어져 행사 성격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시에서 용인 대표축제로 육성하려는 ‘패밀리 페스티벌’에 읍·면·동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소통의 장’을 만들려 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공직사회와 시의회, 시민들의 시선은 이와 상반된다. ‘소통’을 명분으로 ‘태교축제’에 인원을 동원하려던 ‘꼼수’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처음 시작한 ‘태교축제’는 ‘태교도시 용인’을 보여줄 만한 특색이 없는 행사로 평가 받았다. 행사장을 찾는 시민들도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이렇다 보니 올해 행사를 추진하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공직내부 여론이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읍·면·동 푸드마켓에서 ‘불법’이 이어진 것. 시 측은 푸드마켓 행사장을 운영하며 각 읍·면·동 부스에 싱크대와 가정용 LPG 가스 등을 설치했다. 하지만 생활하수는 그대로 시청 광장 우수관을 통해 금학천으로 배출됐고, 이는 팔당상수원으로 흘러들어갔다.
시 측은 “행사 대행업체에 생활하수 처리를 위해 행사장에서 인근 오수처리시설까지 배수관을 연결하라 지시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대행업체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