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때 아닌 군사정권 식 ‘구호정치’ 논란에 휩싸였다. ‘사람들의 용인’을 시정이념으로 출범한 민선 6기 시 집행부가 각종 ‘정책 캐치프라이즈’를 남발 하면서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 캐치프라이즈에 정책적 차별성이 없다는 부분이다. 동일한 사업내용을 두고, 외부에 보여주는 ‘캐치프라이즈’만 바뀐 ‘구호정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는 민선6기 출범 이후 정책 방향으로 제시한 ‘태교도시 용인’, ‘여성특별시 용인’에 이어 최근 ‘엄마특별시 용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펼치겠다는 ‘엄마특별시 용인’추진 계획을 살펴보면 지난해 수지레스피아 타워에 문구를 새겨 SNS상에서 크게 논란이 된 ‘여성특별시’와 90%이상 동일한 사업이다.
심지어 사업추진 목적까지 100% 닮은꼴이다. 시는 지난해 ‘여성특별시’를 추진하며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용인시만의 차별성과 정체성을 부여한 여성특별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정찬민 시장에게 보고된 2017년 주요사업 보고에 수록된 ‘엄마특별시’사업 역시 똑같은 내용을 사업추진 배경으로 명시하고 있다.
주요사업 내용 역시 △모바일 콜택시 △줌마렐라 축구단 △여성친화 건축 매뉴얼 △육아종합지원센터 운영 등 지난해와 매우 유사하다.
시 담당부서는 “지난 2013년 선정된 여성친화도시 사업 중 사업내용을 세분화 한 것”이라며 “큰 틀의 정책에 맞춘 세부사업이다보니 사업내용이 비슷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집행부 측의 지시에 따른 각종 캐치프라이즈에 맞추다보니 홍보에만 급급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정책전문가들에 따르면 도시 브랜드나 캐치프라이즈는 각각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간략한 문구로 보여주는 홍보 ‘수단’이다. 그러나 용인시는 정책의 특성은 없이 ‘수단’을 활용해 ‘홍보’에만 열중하는 셈이다.
시민 박성일 씨(46·처인)는 “경부고속도로를 오가며 수지레스피아에 붙은 ‘여성 특별시 용인’문구를 볼 때마다 부끄러웠는데, 최근 처인구에 ‘엄마특별시 용인’ 표지판이 생겨 당황했다”며 “여성특별시든 엄마특별시든 시민들이 체감할 없는 정책구호가 과거 ‘세계최고 선진용인’과 어떤 차별성이 있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