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에 설치된 우레탄 트랙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납성분이 검출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초등학교 학습교구에서도 다량의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구공, 축구공 등 초등학교 학습교구에서 기준치를 최대 수 백배 초과하는 환경호르몬이 검출돼 파장이 일고 있다. 학생들이 환경호르몬 속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셈이다.
김민기 국회의원(더민주·용인기흥)은 지난 22일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등학생 학습교구 환경호르문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교실에서 사용되는 학습교구를 조사한 결과 총 35개 제품 중 72%인 25개 제품에서 환경호르몬과 납이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 보다 각각 최고 312.7배, 20배가 넘게 검출됐다. 모두 PVC 재질로 만든 것이었다.
체육교구에서는 내분비 교란물질인 프탈레이트(DEHP)가 25개 제품(72%)에서 0.01~ 31.27% 검출됐고, 중추신경계 교란물질인 납은 7개 제품(29%)에서 기준보다 2.2~20배(680~6007ppm) 초과 검출됐다.
프탈레이트는 농구공에서 기준 보다 152.3~312.2배(DEHP 15.23~31.27%) 높게 검출됐고 배구공과 글러브에서도 각각 268.1배(DEHP 26.81%), 야구글러브 116배(DEHP 11.6%)의 프탈레이트가 검출됐다.
지능장애,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납은 농구공에서는 11.7~20배(3500~6000ppm), 배구공에서는 2.2~3.8배(670~1150ppm) 검출됐다.
교실에서 사용 중인 학습교구의 경우 프탈레이트(DEHP)는 커팅매트에서 131.8~151.1배(13.18~15.11%), 학예회용 탈에서 14.3~18.2배(1.43~1.82%) 넘게 검출됐다.
교구의 절반이 중국에서 제조한 수입제품(51.4%)였으며 31.4%는 제조국 확인이 불가했다.
납 기준치를 초과한 체육교구의 7개 중 6개가 중국산이었다.
심지어 4개 초등학교의 실내체육관 내장재와 먼지에서도 중금속과 환경호르몬이 초과 검출됐다.
미국 기준(질병관리본부)으로는 교구 중 안전한 제품이 26%에 불과했다. 68%가 위험, 6% 주의 수준에 해당했다.
김민기 의원은 “학교운동장 우레탄 트랙 대부분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이 검출돼 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것이 불과 몇 개월 전”이라며 “학생들이 손쉽게 접하는 체육교구와 학습교구, 체육관과 학습공간조차 납, 카드뮴 등의 중금속과 환경호르몬에 심각하게 오염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제품 안전특별법의 적용 대상에서조차 제외되어 있던 체육교구와 학습교구가 중금속 등 유해물질에 심각하게 노출된 것이 이번 조사로 확인된 만큼 교육부의 철저한 조사와 안전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