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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43

   
최은진의 BOOK소리43

음식의 언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인문학

◎저자: 댄 주래프스키/ 출판사 : 어크로스/ 정가 : 17,000원

천재 언어학 교수인 댄 주래프스키가 펼쳐놓는 푸짐하게 잘차린 식탁을 편하게 앉아서(혹은 누워서?)받아보자! 괴짜 교수로 이름난 그의 강의 <음식의 언어>는 이미 스탠퍼드 대학의 7만 명이 수강한 최고 인기 강의다. 그는 언어라는 프레임으로 음식을 바라보고 그걸 통해 복잡한 세상을 관찰하여 받아들인다. 누구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주제인 음식을 단순히 음식명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음식의 역사, 맛, 가격 등 음식과 관련된 모든 주제를 언어에서 고찰한다. 자신의 전문 분야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보지 못하는 속살까지 다 뒤집어보는 느낌이다.

알고보니 우리가 알고 있는 토마토 케첩은 미국이 아닌 중국에서 생긴 말이란다. 케첩이라는 언어의 기원을 통해서 동서양의 위대한 만남을 엿볼 수 있고, 이런 위대한 만남이 단지 케첩만은 아니라는 것을 여러 음식을 등장시켜 증명한다. 추수감사절에 칠면조를 굽거나, 결혼식에서 신랑신부에게 건배를 외치거나, 어떤 디저트를 고를지 결정할 때 여러분은 이미 음식의 언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풍성한 식탁 위에 맛깔난 음식의 언어가 모두 서양의 음식이라 선뜻 공감이 안 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의 삶 또한 늘 음식의 언어로 채워져 있지 않은가? 이번 추석에도 명절음식 먹으며 그에 관한 언어로 이야기꽃을 피웠을 터. 물론 주부들에겐 명절음식=스트레스일테지만, 우리 속담엔 “음식 끝에 정 난다”는 말도 있다. 함께 모여서 요리하고 먹고 마시다 보면 없던 정도 생기는 건 당연하다.

때 아닌 요리열풍이 불어닥친 요즘, TV에선 유명요리사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고, 채널마다 요리하고 먹는 즐기는 프로그램이 쏟아진다. 리뷰를 보고 맛집을 찾아 떠나는 건 기본이다. 생존을 위한 음식이 아닌, 행복의 중심에 음식이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먹고나면 다시 속이 헛헛해지는 허기는 어떻게 채울 것인가? 무차별적인 음식신드롬에 무작정 편승하여 열광하는 것보단 <음식의 언어>를 통해 그 안에 숨겨진 다양하고 소소한 즐거움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