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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규 시인의 시로 쓰는 편지 66 l 혹독한 기다림 위에 있다 l 김윤배

용인신문 시로 쓰는 편지 66



​​혹독한 기다림 위에 있다

김윤배




소금밭으로 변한 호수 위에 내가 섰다
수심 깊이 숨어 있던 그리움들의
부활, 너와 나를 종단하던 시간이
순장의 수수만년을 기다려
수정의 모습으로 솟아오르는 현장
흰 소금의 결정으로 부활한 시간 속에
네가 없다 소멸 위에 꽃 핀
참혹한 시간이 있을 뿐
대지는 마지막 한 방울의
물이 스며들기를 기다려
네게로 가는 길을 냈을 거다
시간이 작은 수정의 모습으로 부활하기를
기다렸던 거다 기다림이란 저런 거다
죽은 시간 위에 소금의 결정으로 부활하는 사랑
나는 지금 그 혹독한 기다림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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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도래할 그 무엇을 기다리고 있지요. 간절히. 김윤배 시인은 한 아티클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오늘의 시대는 총체성을 상실한 시대이며 상실된 총체성의 회복을 위해 만들어진 문학적 형식이 서정시며 소설이라는 것이다. … 문학에서의 총체성의 획득 공간은 주체와 객체의 화해가 실현된 곳이 아니라 실현을 추구하는 과정으로서의 공간이다.”(「시인의 문학적 체험은 루카치적인가 아도르노적인가」,《용인문학》, 25호, 2015 상반기) 그렇기 때문에 시적 공간은 과정 중심 즉, 무한한 잠재성의 시간을 담고 있는 것이겠지요. 우리의 상상력은 ‘소금밭으로 변한 호수’를 향해 나아갑니다. 그곳에서 나와 너, 즉 주체와 객체의 모습과 마주하게 되네요. 나는 그리고 대지는 ‘네게로 가는 길’을 연장해 왔습니다. 그렇게 종단의 시간이 이어진 것이겠지요. ‘혹독한 기다림’이 날마다 피어오르는 소금 결정으로 오래 반짝이고 있습니다. 미래에서 온 ‘시’처럼 말이지요.

이은규 시인 yudite2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