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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민 경기도의원 |
얼마 전, 가족들과 영화 한편을 보았다. 영화 ‘반창꼬’는 수많은 사건사고의 현장에서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이지만 정작 아내의 위급한 상황을 방치해 아내를 잃고 자책으로 방황하는 남자와 소중한 생명을 다루는 의사지만 실수로 환자를 중태에 빠뜨리고 책임을 면해보려 좌충우돌하는 여자가 만나 서로의 고통과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따뜻하고 경쾌하게 그려냈다.
로맨틱코미디류의 영화인데도 필자가 맡고 있는 업무적 관심 때문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주인공들의 멜로연기보다는 영화 속 사건사고현장의 구급구조화면에 더 눈과 귀가 쏠린다.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소방공무원의 평균수명은 58.8세로 2012년 한국인의 평균수명 80.8세에 비교해 현저히 낮다. 평균적으로 매년 300명 이상이 다치고 6명 정도가 순직한다.
특히 경기도는 전국에서 화재 발생건수와 화재발생으로 인한 피해 발생액이 전국 1위이고 소방공무원의 사상자도 한해 평균 71.2명으로 전국 1위를 차지한다. 두 달 남짓 보낸 올해 벌써 의무소방원을 포함해 경기도 소방공무원 3명이 순직했다. 화재진압현장에서 각종 화학물질이 뒤섞인 농연에 노출된다. 긴박하고 참혹한 구조구급현장에서 얻은 외상 후 스트레스는 농연보다 더 치명적이다.
이런데도 소방관들이 1년간 출동한 사건 중 화재현장에서 벌인 구조 활동은 12.3%에 불과할 정도로 소방관들이 하는 일은 다양하다. 벌집 또는 고드름을 제거, 지붕 위에 올라간 개나 고양이를 구출하는 사례(39.9%)가 많았다. 특히 동물 구출 건수는 지난 ‘07년 18%에서 ’08년 21.4%, 09년 28.3% 등 매년 늘고 있어 소방공무원의 짐을 더해주고 있다.
영화 ‘반창꼬’의 여자는 ‘불나방처럼 뛰어들지 말라’고 약속을 재촉했지만 남자는 거침없이 화재현장에 뛰어들었다. 현실 속에 우리 소방관들도 119를 누르면 6분 30초안에 우리 곁으로 달려온다. 국가직 공무원에 준하는 처우개선 및 예우, 3교대 완결, 소방장비의 현대화와 개인안전장비보강,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소방전문병원설립 등 소방공무원의 몸과 마음에 ‘반창고’를 붙여주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