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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경기도 생리용품 지원사업
도비 부족… 시·군에 덤터기

용인신문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인권’과 ‘건강권’을 내세우며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원 사업’이 심각한 예산 부족 사태를 맞으며 표류하고 있다.

 

겉으로는 모든 여성 청소년에게 혜택을 주는 ‘보편적 복지’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도비 편성이 턱없이 부족해 일선 시·군에 재정 부담을 떠넘기는 ‘생색내기용 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도는 올해 도내 27개 시·군 11~18세 여성 청소년 38만 7000여 명을 대상으로 1인당 연 최대 16만 8000 원의 지역화폐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도가 올해 편성한 도비 예산은 약 82억 원으로, 전체 대상자의 42% 수준만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지난해 24개 시‧군이 참여한 해당 사업은 올해 용인과 수원, 파주시 등 3개 지자체가 더 들어오면서 27개 지자체로 늘었지만, 도가 확보한 예산은 오히려 9억 3000여만 원 줄어든 것.

 

즉, 반면 사업 참여 시·군과 지원 대상자가 증가했음에도 내년도 예산이 줄면서, 각 지자체에 필요한 예산을 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는 각 시·군에 운영 지침을 보내며 “예산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어 선착순 마감을 공지하라”고 전달했다.

 

도민의 기본권을 강화하겠다던 사업이 예산 부족 탓에 ‘운 좋은 사람만 받는’ 선착순 선별 지원 사업으로 변질된 것이다.

 

현장에서는 “보편 지원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해놓고 정작 예산이 없어 선착순으로 돌리는 것은 도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새롭게 사업에 참여한 용인시와 파주시 등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용인시의 경우, 당초 계획대로라면 전체 사업비 78억 원 중 경기도가 23억 원(30%)을 부담해야 하지만, 현재 확보된 도비는 10억 원에 불과하다.

 

파주시 역시 전체 대상자 중 절반 이상이 지원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약 20억 원의 추경을 전액 시비로 충당하기로 했다.

 

이렇다보니 전자영 경기도의원(민주당·용인4)은 도정 질의에서 “도비 반영률이 42%밖에 안 되어 매칭 비율이 실제로는 2대 8이나 1대 9까지 떨어지는 수준”이라며 지자체들이 느끼는 과도한 부담을 강하게 질타했다.

 

일각에서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지사가 무리하게 사업 대상지를 확대한 것이 화근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도는 재정난을 이유로 전년도보다 예산을 약 9억 원 삭감하면서도, 용인·수원·파주 등 인구 밀집 지역의 신규 참여를 유도했다. 결국 한정된 예산을 여러 지자체가 나눠 쓰게 되면서 지원 규모가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된 셈이다.

 

한편, 도 측은 “지방채를 발행해야 할 정도로 재정 여건이 어려워 42%만 확보하게 됐다”며 추경을 통해 부족분을 소급 지원하겠다고 해명했지만, 지자체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추경 편성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자체가 미리 시비를 투입해 구멍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도지사의 공약 생색은 경기도가 내고, 실무적 부담과 예산 책임은 시·군이 지는 구조”라며 “이런 방식의 복지 사업은 지자체 간의 재정 격차만 심화시키고 행정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뿐”이라고 비판했다.

 

마트에 진열된 여성 생리용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