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27일 오전, 태교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이사주당묘역을 찾았다. 유성관 할미성대동굿보존회 회장의 안내로 시청 공원관리과 양병길 과장과 직원들, 박종화 모현면 동림리 이장, 그리고 김종경 용인신문사 사장이 함께 했다.
포곡에 있는 용인자연휴양림을 관리하고 있는 양과장은 휴양림부터 모현면 이사주당 묘역까지 가칭 태교의 길을 이을 수 있는 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참석했다. 번번히 길 안내에 나서주는 유 회장은 묘역에 한가득 자라있을 풀을 베기 위해 낫을 들고 오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렇지만 풀을 깎은 것은 동림리 이장인 박종화씨였다. 박씨는 과거 풀베기 대회에서 일들을 한 경력의 소유자임을 자랑했는데 실제 시원스런 낫질에 묘역이 금새 환해졌다. 우리는 준비해 간 막걸리와 포를 차려놓고 간단하게 예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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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27일 오전, 박숙현(좌에서 세번째) 이사주당기념사업회 이사장이 태교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이사주당묘역을 찾았다. |
외대 뒷산에 있는 묘역을 찾아 오르는 길은 험하거나 힘들지 않다. 그저 어머니의 품처럼 푸근한 자연스런 능선으로 이어져 있어 임신부라 할지라도 산책 삼아서 천천히 걸어 오를 수 있는 길이다. 이번에는 묘역을 찾느라 헤매지 않고 한번에 찾았다. 묘역을 찾아 오르기 쉬운 길을 찾은 셈이다. 우리는 이사주당 기념사업회에서 제작해 놓은 리본을 묘역 오르는 길에 묶어 두어 우선 누구라도 찾기 쉽게 해 놨다.
묘역에서 일행은 앞으로 어찌해 나갈지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태교의 성지인 이사주당 묘역 부근에 명상을 할 수 있는 터를 다듬어 임신부, 혹은 불임 부부들이 찾아와 휴식과 함께 아기에 대한 소망을 품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태교의 숲길을 조성해 휴양림을 찾는 전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이사주당의 태교신기를 홍보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등이 제시됐다.
그밖에도 해야 할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너무 많아 일행들은 서로 앞다투어 이야기 하느라 바쁜 모습이 즐거워보였다.
태교의 성지, 태교의 메카를 꿈꾸게 하는 이사주당의 업적은 실로 대단하다. 210여년 전에 태교신기라는 태교 전문서를 펴낸 그녀를 떠올리며, 그녀와 함께 합장해 있는 남편 유한규 선생에게도 감사했고, 근처에 묻혀 있는 그의 아들 유희 선생에게도 감사했다. 남편의 지지가 있었기에 더욱 힘을 낼 수 있었을 것이며, 아들 유희는 태교신기를 장과 절로 나누고 언해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우리는 이사주당 묘역과 함께 아들 유희 선생의 묘역까지 잇는 태교의 숲 길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새삼 느끼며 땀방울 가득한 이마를 닦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