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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알뜰한 주유소인가?

정부가 기름값을 낮추겠다며 내놓은 알뜰주유소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 달 29일 처인구 마평동에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가격이 생각보다 싸지 않고 정유사나 주유소, 소비자 누구도 크게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게다가 기존 주유소의 반발이 계속되는데다, 자영주유소가 얼마나 알뜰주유소로 전환할지도 알 수 없어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가폴(개인운영 주유소)과 정유사 주유소들이 기존에 손에 쥐던 마진을 줄이면서까지 알뜰주유소로 전환할 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알뜰주유소의 실제 값 할인폭도 정부가 예상하는 100원보다 훨씬 낮은 30~40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여, 기름 값 인하 효과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게다가 셀프주유기 가격도 문제다. 일반 주유기가 700~800만원 선인 반면에 셀프주유기는 3000만원을 호가한다.

한 주유소에 넉 대만 설치해도 차액이 1억원에 달한다. 아르바이트 주유원 2명 쓰는 것과 비교해 어느 것이 경제적이라고 딱히 말할 수 없다.

게다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대리점 업주의 자율이라 마진가를 빼고 가격을 책정하고 있고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 간의 판매 가격차가 30~40원 이라면 일반 지역 내 싼 주유소에서도 주유를 해도 별반 차이가 없다.

일반 주유소들도 정유사와 무채권 거래를 통해 공장도 가격 기준보다 상당 수준 할인된 현물 석유제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에 제공하는 가격에 큰 메리트를 느끼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는 알뜰 주유소가 얼마나 생길 것인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분위기다. 각 정유사들의 브랜드 경쟁력을 무시 할 수 없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정작 가격을 낮춘다 해도 알뜰주유소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가 저렴한 주유소를 운영 중이다.

SK에너지 주유소는 셀프주유소라 인근 지역보다 값이 싸다. 현대오일뱅크는 셀프주유기는 없지만 저렴한 편이다. 세 주유소 모두 땅 값은 비슷하다. 경쟁이 불가피하다. 알뜰주유소가 이들 주유소에 비해 얼마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알뜰주유소지만 허점이 많다. 알뜰주유소 1호점의 성공 여부는 중요하다. 진정한 의미의 알뜰 주유소가 나와야하기 때문이다.

알뜰주유소 1호점이 마중물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기름 값을 낮추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에 국민들은 일단 박수를 보낼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