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산은 소양강댐 건너편의 고찰 청평사 뒤에 솟은 산으로 비로봉, 보현봉, 문수봉, 관음봉, 나한봉의 다섯 봉우리를 말한다. 이 다섯 개의 봉우리 때문에 오봉산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원래의 이름은 경운산(慶雲山)이었다. 오봉산, 청평산으로 불리다 오봉산으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산자락 아래 청평사까지 가기 위해선 소양 댐에서 배를 타고 가거나 자동차를 이용해 춘천에서 배후령을 넘어 부영고개를 거쳐 접근할 수도 있다.
소양댐 선착장에서 청평사행 배를 타면 10분 만에 청평사 선착장에 닿게 된다. 선착장에서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청평사로 오르면 오봉산 산행 안내도가 세워진 갈림길에 이른다. 오른쪽(동쪽)으로 나 있는 포장길은 북산면 오항리에서 임도를 타고 하우고개를 넘어 청평사로 접근하는 길이다. 상가지대를 빠져나와 야영장이 있는 부용고개 갈림길을 지나 청평교를 건너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만추의 청평사 오름은 수북이 쌓인 낙엽들과 황량함으로 인해 쓸쓸함이 느껴진다. 마른 잎은 이제 멀지 않은 겨울을 예고하는 듯하다. 낙엽이 휘날리는 찬바람을 타고 청평사로 오르다보면 매표소를 지나 공주동상을 만나게 되는데, 청평사 삼층석탑에 전해지는 전설인 공주와 상사뱀의 이야기를 표현한 것이다. 당나라 황제의 공주를 사랑했던 평민청년이 상사병으로 죽고 뱀으로 환생해 공주를 칭칭 감고 떨어지지 않아, 신라의 유명한 고승을 불러 물어보니 우리나라의 사찰을 순례하고 기도를 드리라고 했다고 한다. 이 말에 공주는 전국을 순례하기에 이르렀으며 이곳 청평사에 도착해 밥을 구하러 나간 사이 뱀은 공주를 찾다가 벼락을 맞아 죽고 공주는 뱀이 불쌍해 이곳에 탑을 세우고 넋을 위로했다고 한다. 아홉 가지 소리 낸다는 구성폭포 물줄기도 볼만
1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찰 청평사는 보물 제164호인 청평사 회전문과 오봉산이 못에 떠오른다는 영지(影池)가 유명한 곳이다. 청평사에 오르면 사찰 뒤편으로 오봉산의 마지막 암봉이 눈에 들어온다. 오봉산 오름은 청평사 입구에서 왼편의 선동골을 따라 적멸보궁 터를 거쳐 688m봉과 구멍바위 사이의 안부로 오르는 길과 청평사 경내를 둘러본 후, 산신각 옆에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 올라 암릉지대에 놓인 칼바위와 망부석을 지나 주능선 상의 688m봉에 오르는 길이 있다. 완만한 능선 오름을 원한다면 선동골을 따라 적멸보궁 터를 거쳐 688m봉과 구멍바위 사이의 안부로 오르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쪽빛을 품은 소양강과 인근의 산자락을 둘러보고 싶다면 암릉지대에 놓인 칼바위와 망부석을 지나 주능선 상의 688m봉에 오르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대웅전과 산신각 등을 둘러본 후, 8백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청평사 주목을 지나 산길로 들어섰다. 초입부터 오르막이 심해지더니 이내 바위지대로 이어진다. 암릉 구간에는 밧줄이 설치돼 있어 오름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다만 비나 눈이 내린 후에는 미끄러우므로 안전사고에 주의해야 할 곳이다.
이런 바위지대 오름은 688m봉에 오르기 까지 이어진다. 오름길이 험하고 위험하긴 하지만 뒤돌아본 소양강과 부용산, 마적산의 풍경은 정말 장관이다. 붉게 물든 산이 담아낸 물빛 사이로 차곡차곡 그 빛깔을 풀어간다. 한편의 파노라마를 보는 듯한 풍경에 그간 밧줄을 잡아가며 안간힘을 쓴 것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688m봉에 올라서면 잠시 평탄한 길이 이어지다 이내 급경사의 내리막을 따라 안부로 내려서야 한다. 안부에서 다시금 오르막을 올라서 망부석 같은 모양의 바위를 지나면 청평사에서 선동골을 따라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체력이 달려 정상 전에 하산할 계획이라면 이 안부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서 청평사로 하산하면 된다.
정상에서 배후령까지는 완만한 능선길 정상에서 다시금 선착장으로 돌아갈까 하다 교통이 불편하지만 가을 낙엽을 밟으며 능선 종주의 재미에 빠져보기로 했다. 오봉산은 정상 이후로는 그리 급한 오르막이 없다. 정상 이후론 다시금 암릉지대로 급경사의 내리막을 내려서야 한다. 밧줄이 설치돼 있으나 노약자는 안전에 주의해야 할 곳이다.
주변 볼거리 신북읍 천전리에 자리한 소양댐은 1973년에 완성된 다목적 댐으로 총저수량 29억t을 자랑하는 사력댐이다. 댐 주차장 옆에 물 전시관이 세워져 물의 중요성과 댐의 기능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천전리 윗샘밭에서 옥광산으로 가는 길에 놓인 세월교는 일명 콧구멍다리로 불리는 곳으로 세월의 흐름을 잊을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소양댐에서 방류한 물이 홀로 가는 이곳은 여름철 춘천에서 가장 시원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을이면 물안개가 자욱해 연인들이 데이트 코스로 즐겨 찾는 곳이다. 춘천은 옥으로 유명한 곳이다. 세월교 건너편에 자리한 춘천옥 광산은 옥의 기능과 효능을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맛보고 즐기고 오봉산 가는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