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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는 온 가족이 함께 해야한다.⑦

태교는 젊은 부부만의 몫일까.

“늙어가지고 무슨 태교. 우리는 태교 없이도 잘만 키웠어.”

태교에 대해 제대로 들은 것도 없고 그나마 아는 내용도 실천하지 못한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세대. 그야말로 이제 와서 뒤늦게 무슨 태교냐고 할만하다.

그런데 태교는 임신 가능한 부부들만의 것이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남녀노소 누구나 알아야 한다.
태교는 건강하고 총명한 아기를 낳기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서는 안 될 일과 해줘야 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태교가 유별난 것은 아니다. 일상을 살면서 특별히 조심하고, 각별하게 신경써주는 정성이라고 할까.

태교에 대한 상식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무심히 저지른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을 만들어 내거나, 해줘야 하는 것을 못해줘서 후회하는 부분도 생기기 때문이다.

“아! 진즉 알았더라면 그러지 않았을 텐데. 진즉 알았더라면 그리 했을 텐데. 왜 나만 몰랐을까. 왜 나에게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 정보력도 없고, 무능한 엄마라는 자책감과 때늦은 후회로 평생 가슴을 치는 일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청소년 혹은 청년들은 부모가 될 것이기 때문에 알야야 하고, 자식이 장성한 부부들도 장차 며느리나 딸을 위해 알아야 하고, 노인들은 손자 손녀들의 임신과 출산을 돕기 위해서라도 알아둬야 한다.

임신은 여성이 했지만 태아를 키우는 것은 엄마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사주당이씨는 아버지의 하루 낳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부성태교를 이야기 했고, 이어 가족태교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 물론 부성태교가 하루 낳음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임신한 아내 도우랴, 태아에게 책 읽어주랴, 요즘 아빠태교가 대단하지 않은가.

사주당이씨는 “태를 기르는 것은 임신부뿐만 아니라 온 집안 사람들이 항상 공경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임신부가 성낼 일은 듣게 해서는 안된다.

이는 임신부가 화를 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또 흉한 일을 듣게 해서도 안된다. 이는 두려워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어려운 일을 듣게 해서도 안되는데 이는 근심할까 염려함이고, 급한 일을 듣게 해서도 안되는데 이는 임신부가 놀라서는 안되기 때문이다”라며 “임신부가 화를 내면 자식의 혈이 병들고, 임신부가 두려워하면 자식의 정신이 병들고, 근심을 하면 기가 병든다”고 했다.

이는 온 가족이 온갖 스트레스 요인으로부터 임신부를 보호해야 함을 이야기 한 것이다.

한 여성이 자신의 태교담을 이야기 하면서 소나무 아래 앉아 명상까지 했을 정도로 태교를 해보려고 했지만 시댁과의 갈등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결국 제대로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임신이 대수냐. 너만 애 낳냐. 별스럽긴….” 임신한 며느리를 귀하게 여겨야 귀한 손자 손녀가 태어나는 게 태교의 법칙이다.

현대의 과학적인 태교에서 임신부의 정서적 안정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스트레스는 태아에게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사주당이씨는 이미 이같은 사실을 210년 전에 일깨웠다. 임신 기간만이라도 며느리의 세도를 인정해줘야 한다.

고구려의 서옥제는 아내가 자녀를 낳아 자녀가 성장한 후에 남편 집으로 살러 가는 제도다. 조선시대 중기까지 보편적으로 남귀여가혼에 따랐다.

남자가 아이들이 어느정도 자랄때까지 처가살이를 하다가 처자식을 데리고 본가로 돌아오는 제도다.

신사임당은 19세에 이원수와 결혼한 후 38살이 되던 해 시댁 살림을 맡아 하기 전까지 서울의 시댁보다 친정에서 주로 살았다. 율곡이 6세 때까지 강릉 오죽헌에서 살게 된 이유다.

친정집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임신 출산을 하도록 한 옛 조상들의 지혜를 본받아 시댁식구들이 며느리를 친딸 친형제처럼 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