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당이씨는 태교신기에서 “옛날 어진 임금들은 태교의 법을 잘 지켜 왕비가 잉태한 지 3개월이 지나면 별궁에 거처하게 해서 눈으로는 사악한 것을 보지 않게 하고, 귀로는 헛된 말을 듣지 않게 하고, 풍류 소리와 맛있는 음식이라도 절제하도록 했다”고 하면서 “이는 임신부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태아를 미리 가르치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태아를 가르친다는 것이 가능할까. 임신부들은 정기 검진을 받으면서 초음파 사진을 보며 흡족해 한다. 게다가 “아기가 잘 놀고 있습니다.
얼굴이 아주 잘 생겼군요” 라는 산부인과 의사들의 칭찬 한마디가 곁들기라도 하면 엄마들은 더 없이 기쁘다. 집에 돌아와서 얼른 아기 앨범에 초음파 사진을 보관하면서 짧은 소감문을 곁들이는 것을 잊지 않는다.
초음파 사진이 있기 전에 태아의 모습은 상상도 하기 힘들었다. 과학문명이 우리보다 발달한 서양에서조차 눈에 보이지 않던 뱃속의 태아는 인정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태교는 미신이나 속설로 취급했다. 우리나라에서 아기가 태어나면 한 살인 것과는 달리 태어나면 0세다.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러다가 1960년대에 초음파기기가 등장하자 태아의 성장 발달 과정과 소리나 빛 등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을 한눈에 보게 되면서 동양의 태교가 얼마나 과학적인가 하는 것이 하나 둘 입증되기 시작했다.
그들은 열심히 태아에 관한 연구를 거듭하면서 과학적 성과물들을 쏟아내고 있다. 기타 과학장치를 이용하거나 동물 실험 등을 통해 태아에 대한 연구는 더욱 깊숙하게 진행되면서 태아가 태중에서의 경험을 기억하고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그런데 태중 교육이 가능하려면 뇌가 있어야 가능하다. 인간에게는 뇌세포가 약 140억개가 있는데 이 가운데 약 100억개가 태중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뇌세포 단독으로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뇌세포를 연결해주는 신경회로가 등장 하는데 이를 시넵스라고 하며 임신 6개월부터 이같은 뇌의 조직화가 급속하게 발달한다고 한다.
성인의 뇌의 무게는 체중의 2~3%에 불과하지만 태아의 두뇌 무게는 몸무게의 10%가 넘는다. 이는 태아의 두뇌가 왕성한 세포분열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태중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보았던 기억들이 뇌에 차곡차곡 쌓여 평생을 살아가는 자양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신생아는 자궁내에서 들었던 자신의 소리나 혹은 엄마의 소리를 들으면 태아 때의 기억을 떠올려 편안함을 찾는다고 한다.
아기가 엄마 품속에서 울음을 멈추는 것도 태아 때 들었던 엄마의 심장소리를 기억해내기 때문이다. 이는 많은 학자들에 의해 증명된 사실이다.
국내 유명한 산부인과 의사인 박문일 한양대 교수는 조산아에게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와 임신 중 즐겨 듣던 음악 테잎 소리를 인큐베이터 안에 지속적으로 들려줬더니 며칠 후부터 아기의 체중이 늘기 시작했고 기타 성장활동 역시 눈에 띄게 호전됐다고 하고 있다.
조산아에게 특히 염려되는 것은 뇌발달로서 뇌성마비와 정신박약증 등인데 태중에서 들었던 엄마 아빠의 음성에 대한 기억은 조산아의 뇌자극을 통해 뇌 발육도 잘 시킨다고 할 수 있다.
임후남씨가 펴낸 ‘아들과 함께 클래식을 듣다’라는 책의 추천사에서 바리톤 김동규씨는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아들 이재영군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들은 탓인지 음악을 듣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고 했다.
임후남씨는 정경화 조수미 등의 인터뷰집 ‘음악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를 펴낼 정도로 평소부터 클래식을 즐겨듣는 엄마였다. 출생 후 한번도 들려준 적이 없던 클래식을 접한 유치원생이 흥얼흥얼 음악을 따라부른다는 소리는 가끔 듣는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이같은 사실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8개월만에 태어난 아기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아기가 그것을 기억하면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임신부의 뱃속에 있는 태아가 음악을 기억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태아가 기억을 한다는 것은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과학적 기기로 실험을 하면서 태교 이론을 펴지는 못했지만 우리 조상들의 태교는 과학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3개월이 되면 별궁으로 거처를 옮기게 했는데 이 역시도 현대 의학에서 3개월까지는 원시세포가 자라는 기간으로, 3개월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에 들어가는 기간으로 분류하는 것과도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