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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집행부에 고개숙인 ‘의원님들’

겉다르고 속다른 시의회 ‘눈총’
수지 레스피아 ‘다목적 홀’, 문제점 알고도 ‘찬성’

   
 
용인시의회 의원들이 심의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해당 안건을 몰표로 가결해 논란이 되고 있다.
<관련기사 4면>

특히 시의원들은 심의 이전부터 해당 안건을 승인해 주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시 측이 지난해 2차례에 걸친 시의회 측의 ‘부결’결정에도 불구, 다시 상정한 수지레스피아 내 다목적홀 건립을 골자로 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의했다.

이날 심의에서는 현재 수지레스피아를 건설하고 있는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의혹과 회계부분 및 공유재산관리계획법 위반 등의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 같은 문제점을 제기한 김민기 의원은 “클린워터 측에 공사를 특혜 발주하기 위한 협약변경 의혹이 있고 이에 따른 공직자들의 대답이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자치 행정위 표결 결과는 찬성8, 반대1, 기권1로 가결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치행정위 의원들은 “심의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해 납득하기 힘든 상황을 연출됐다.
찬성을 투표한 신승만 의원은 “문제점을 알고 있었지만 추후에 협약변경 등이 가능하다는 집행부 측의 설명을 믿었다”며 “앞으로 잘못될 경우 예산심의 등으로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의회 의결 후 협약 등을 변경하는 것보다 시 측이 미리 납득할 만한 방안을 마련해 오도록 하는 것이 옳은 방법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렇다 할 대답을 못했다.

이윤규 의원의 경우 “계획안이 이번에 3번째 상정된 것으로 그동안 주차장 문제 등을 일부 해결했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시설이기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의혹과 예산부분 등에 대해서는 “일부 문제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원동 운영위원장도 “문제점을 제기한 김민기 의원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A 의원은 “김 의원의 지적처럼 문제점이 있지만 이미 대세가 결정돼 있었다”며 “다른 시의원들도 이 같은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집행부 측의 로비 등 사전작업으로 인해 시의원들이 제대로 된 심의를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시민단체 등은 “시의원들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시의원의 의무를 망각한 것 아니냐”며 비난하고 나섰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집행부와 어떤 달콤한 거래를 한 것인지는 몰라도 한 표 한 표를 모아 시의회로 보내준 시민들을 무시한 것 아니냐”며 “도를 넘어선 시의원들의 행각은 고스란히 다음선거 민심에 반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의회 내부에서도 “자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계획안에 찬성한 B 의원은 취재진에게 “이번기회에 시의회의 잘못된 부분을 확실히 꼬집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재선 이상의 C 의원은 “5대 의회 들어 전·후반기 의장을 비롯한 의원 대부분이 집행부에 너무 끌려 다니고 있다”며 “담당 공직자들이 육탄 돌격식으로 밀어붙이는 시 집행부도 문제지만 여기에 휩쓸려 앞·뒤를 가리지 못하는 시의원들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4면으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