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을 다루듯
정민기
사람들이 인형을 소중히 다루듯
장애인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똑같이 소중히 생각해주었음 좋겠다.
사랑하는 강아지를 다루듯
아끼는 인형을 다루듯
장애인을 생각해줬음 좋겠다.
사람들이 자신을 피하고 있다는 것을 장애인들은 느낀다.
장애인인 아빠가 준비물을 몰래 갖다 주는 것도
조심스러웠다는 걸 알아줬음 좋겠다.
정민기
1978년생(장애정도 : 중증)
2016년부터 시 창작 시작
인형을 다루듯
정민기
사람들이 인형을 소중히 다루듯
장애인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똑같이 소중히 생각해주었음 좋겠다.
사랑하는 강아지를 다루듯
아끼는 인형을 다루듯
장애인을 생각해줬음 좋겠다.
사람들이 자신을 피하고 있다는 것을 장애인들은 느낀다.
장애인인 아빠가 준비물을 몰래 갖다 주는 것도
조심스러웠다는 걸 알아줬음 좋겠다.
정민기
1978년생(장애정도 : 중증)
2016년부터 시 창작 시작
토마토론(論) 김택희 피비린내다 눈앞 번쩍하더니 눈물 솟구친다 급히 베어 문 붉은 문장들 무심코 살지 말라며 한 방 날린다 생살 너덜거린다 방방의 씨앗들 왈칵 아린 말을 쏟아 낸다 김택희 2009년, <유심>으로 등단 시집『바람의 눈썹』 『눈 오는 날의 염소』
멸종 주영헌 한 사람이 죽었습니다*. 인류는 멸종을 예약했습니다. 마지막 사랑의 마음을 가진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류는 완벽한 멸종을 예약하고야 만 것입니다. 벼락 맞을 각오로, 당신이 사랑을 싹틔우지 않는다면 * 브라질 국립원주민재단은 2022년 7월 외부 세계와 접촉을 차단하고 홀로 브라질 정글에서 생활하던 한 부족의 마지막 원주민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그는 지난 26년간 아마존 정글 깊숙한 타나루 원주민 지역에서 홀로 살았다고 전해지며,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주영헌 약력 2009년 계간 『시인시각(현 시인동네)』로 등단. 시집으로 『아이의 손톱을 깎아 줄 때가 되었다』, 『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 『인류는 멸종을 예약했습니다』가 있다. 도서관과 동네 책방의 시 낭독회로 독자를 만나고 있다.
우리는 멸종하지 않는다 유병록 한집에 살고 한 침대에서 잔다고 같은 꿈을 꾸는 거 아니더라 손잡고 걸어간다고 같은 곳에 도착한다는 보장은 없더라 조금 닮았고 많이 달라서 나란히 앉아서 일하고 점심 먹는다고 저녁 풍경이 비슷하지는 않더라 거리에서 함께 손 높이 든다고 언제까지고 나란히 갈 수는 없는 노릇이더라 갑자기 낯설어진 옆 사람을 발견하고 그런 사람인 줄 몰랐다며 상대를 탓하고 자신을 반성하지만 오해는 반복되고 그리하여 우리는 멸종하지 않는다 유병록, 『우리는 멸종하지 않는다』, 창비 , 2026년 약력: 1982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201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목숨이 두근거릴 때마다』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 산문집 『안간힘』 『그립소』 등이 있다.
영정사진 송시올 뱃고동 소리로 귀를 여는 오도리 마을회관 앞 볕 좋은 공터 한 자락 굽은 허리 꼿꼿이 편 채 저승길 훨훨 앞장세울 사진을 박는다 두런대는 수평선에 어깨 나란히 하고 사진 미리 찍어두면 천수만수 누린다는 말보다 공짜라는 말에 혹해 앉은 허리 굽은 우리 할매 갈매기 눈썹이 여간 우습다 모래톱 잠방대는 수평선에 어깨선 맞추고 셔터 소리 막걸리 사발마냥 찰칵 돌아 팔순 생애 울퉁한 손 마주 잡고 손으로 비벼 바른 연지 불콰하게 물결 곱다 썰물로 밀려나온 푸른 청춘이 생의 끝동에 붙이니 칼라가 되고 생의 말미에 붙이면 흑백이 되는 저승을 향해 활짝 웃고 있는 후렴구 뭉게구름 사이 고개 내미는 하현달 솜털 구름 찰칵 한방 끼워 넣었다 약력: 1963년 충청남도 논산 출생 2004년 포항 불빛축제 장원 수상 후 작품 활동 시작 2022년 '문학청춘' 시부문 신인상 등단
공단으로 오는 봄 박춘희 반월공단(半月工團) 반이 빈 공단(空團)으로 남았다 비어서 더 투명한 낮달처럼 정적만이 초지동, 원곡동을 지나 39번 국도로 빠져나간다. 동남아에서 온 노동자 몇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지나간다. 그들의 깊고 검은 눈동자가 구름으로 흩어진다. 염색 단지를 지나 시화호에 이르면 상한 물고기 떼 단단히 닫힌 수문을 물어뜯는다. 누구도 말을 걸지 않는 교각을 따라 해가 지고 바람이 먼바다를 데리고 오는 곳 아무도 바다만큼 올 수 없다. 저 혼자 짠물에 눈동자를 씻어 말리는 바다 갯발에 실려, 봄소식을 듣는 염생식물들 아무도 울지 않는다. 칠명초, 나문재, 퉁퉁마디 …… 터진 손등 발갛다. 『가물치 우는 밤』(파란) 중에서 약력: 경상북도 봉화 출생.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박사학위) 졸업. 2001년 [시와 시학] 시인 등단. 시집: <천 마리의 양들이 구름으로 몰려온다면> <[가물치 우는 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