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신문 | 많은 SF소설이 영화로 제작되고 있다. 『독쑤기미』라는 책도 그 대열에 서고 있으니 일단 흥미로운 소재라는 것은 입증된 셈일까? 절망적 미래, 유전자조작, 개발의 이면 등이 다른 매체에서 많이 접한 문제의식이지만 캐릭터와 소재, 주제를 향한 작가의 태도 등이 흥미로운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배경에서 음식은 일부 계층만이 자연 그대로의 맛을 즐긴다. 주요인물 핼야드는 음식 때문에 재산을 탕진하고, 회사 공금까지 횡령한다. 그는 회사가 가진 “멸종 크래딧”을 유용해 차익을 자신이 차지했다. 멸종 크레딧은 기업이 자연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있어나는 생태계 파괴에 대비해 구매하는 한 생물을 멸종시킬 수 있는 권리이다. 멸종된 생물은 언제든 데이터 뱅크에 보관된 유전자로 복구할 수 있기 때문에 멸종 크레딧 비용은 일종의 멸종 허가증처럼 통용되었다. 핼야드를 곤경에 빠트린 것은 청소물고기 독쑤기미였다.
이 작품은 핼야드가 폭등한 독쑤기미의 멸종 크레딧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다른 주인공 카린과 함께 물고기를 찾아나선다는 설정이면서 인류의 암담한 미래를 보여주는 블랙코미디적 작품이기도 하다. 핼야드의 세계에서는 목적을 위해 언제든 유전자조작을 하고, 생태에 대한 양심이나 도덕은 없다. 인간이 생태를 지킨다는 이유로 유전자조작을 하고 직접적 개입을 하지만 그 이면은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데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어 보인다. 그래서 소설은 멸종이 아님을 확인하려는 캐릭터가 멸망한 종이 되었다는 측면에서 아이러니다.
점점 온도가 올라가고 있는 지구는 스스로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상상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