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제22대 총선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용인지역 선거구도가 또 한번 요동치고 있다.
정찬민 전 국회의원(국민의힘)이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 받아 공석이된 용인갑 선거구와 이탄희(민주‧용인정) 국회의원에 이어 3선의 김민기(민주‧용인을)의원마저 불출마를 선언하며 4개 선거구 중 3곳이 무주공산이 된 것.
여기에 여야 중앙당 공관위 측이 사실상 이들 지역에 대한 전략공천 원칙을 발표하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김민기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래전부터 3선의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희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며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날 “오로지 선거를 목표로 하고, 기득권에 안주 하려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을 잘 알고 있다”며 “이런 정치 풍토를 바꾸는 일에 누군가는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을 해 왔다”고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용인시청 브리핑룸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용인시민과 지역구민들에게 사과 인사를 전했다.
김 의원은 “용인시민의 과분한 사랑을 받아 3선 국회의원이 됐고 역량보다 무거운 직책을 맡아왔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셨는데 충분히 상의 드리지 못하고 결정을 내려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두고 두고 갚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응원해주셔서 성실히 의정활동을 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용인 사랑과 지역을 위한 일에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3선에 당선된 이후 (4선)불출마를 깊게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또 향후 정치 계획 등에 대해서는 “우선 (민주)당의 용인지역 총선 승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역정가는 3선을 역임하는 김 의원이 향후 정치 상황에 따라 2026년 지방선거 용인시장에 출마할 것 이라는 관측이다.
△용인 선거구 3곳, 여야 전략지역 ‘포함’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함께 총선을 앞둔 용인지역 정가는 또 한 번 혼란에 빠졌다. 4개 선거구 중 3곳에서 현역의원이 불출마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현역의원 불출마 지역에 대해 사실상 ‘전략공천’ 원칙을 발표하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3일 총선 전략공천 지역 선정 기준을 발표했다. 전략공천 지역은 △재‧보궐선거를 포함해 최근 국회의원 선거에서 3연패 한 곳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패배한 곳 △당협위원장이 일괄사퇴한 지역 등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용인 갑‧을‧정 선거구가 해당된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도 앞서 지난 15일 현역의원 불출마 및 탈당지역 17곳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했다. 당시 민주당 용인지역 전략공천 선거구는 용인정 한 곳이었지만,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 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용인을 선거구도 전략지역으로 지정될 공산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현역 의원이 없는 상태에서 치러지는 선거가 된 만큼, 다가올 총선은 사실상 인지도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다만, 여야 모두 새로운 후보를 전략공천 하더라도 지역 기반을 갖춘 후보들에 비해 무조건 경쟁력을 갖췄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민기 국회의원이 지난 19일 용인시청 브리핑룸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