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수선소
송남순
사거리 도로 가장자리에
고장 난 신호등처럼 매일 불이 환한 곳
입구도 출구도 하나인 수선소
창문이 없어 계절이 미처 찾아오지 못하는 곳
슬리퍼를 신고 들어가는 사람들
돋보기 아래 한 땀, 한 땀 발자국을 수선하는 노인
젊은 날 오전 한때를
다른 사람의 발자국을 빌려 걸어 보기도 한다
망치 소리가 끝나면 한 사람씩 기울어진 문을
빠져나가고
도시의 발목처럼 단단한 가로수
그들의 뒤를 바람 소리가 쫓는다
2020년 공직 문학상 수상
2022년 경기문화재단 국가문화예술지원 생애 첫 시집 공모 선정
저서: 시집『너에게, 첫』(시인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