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2 (금)

  •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대전 25.8℃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보은 25.4℃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월하정인月下情人 - 어느 사내의 독백ㅣ안영선

월하정인月下情人 - 어느 사내의 독백

                                                                             안영선
 

저 달이 완전히 사라지면 좋겠어
당신 눈에 흐르는 내 눈물 감출 수 있으니까

당신 손을 꼭 쥐면 내 심장도 떨리겠지
순라군*이 오기까지 이 황홀한 떨림을 즐길 거야
저 달이 희미해질 때까지 당신 손 꼭 쥐고 있을 거야

오늘 밤은 당신과 함께 춤을 춰야지
오직 당신을 위한 나를 위한 춤을 출 거야
저 달이 희미해질 때까지 당신과 함께 춤을 출 거야

당신 체온은 내 몸으로 뜨겁게 뜨겁게 스며드는데
이 밤 당신과의 언약을 지킬 수 없을까 봐 두려워
차라리 저 달이 완전히 사라지면 정말 좋겠어

이런, 달이 자꾸 커지고 있어
초저녁에 뜬 둥근 달처럼


* 조선시대 도둑이나 화재 등을 경계하기 위하여 밤에 궁중과 도성 안팎을 순찰하던 군인.


경기도 이천 출생. 2013년 《문학의 오늘》 등단. 시집 『춘몽은 더 독한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