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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통섭인과 전문인

 

[용인신문] 공자께서 노나라 대부이자 권신인 계강자와 차담을 나누던 중에 위나라 영공이 무도하다고 말하니 계강자가 “그런 자가 나라를 잃지 않는 까닭은 무엇입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에 공자는 “외치인 외교의 일은 중숙어가 담당을 하고, 내치인 종묘사직의 일은 축타가 담당을 하고, 군대의 일은 왕손가가 담당을 하니까 나라를 잃을래야 잃을 수가 없다”라고 했다.

 

사실 위령공은 암군이고 혼군이 맞다. 하다못해 제 처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도, 과거에 어떤 여자였는지도 모르는, 그런데 나라 안 백성들은 걱정 없이 편하게 잘 먹고 잘살 수 있다는 데 있다. 그가 재임한 기간이 장장 42년이나 된다. 백성들은 그가 40년 동안 왕 노릇을 해 먹든 말든 관심도 없다. 왜냐면 지금도 충분히 잘 먹고 잘살고 있으니까. 이게 위나라 영공의 이해 불가한 단면이다. 분명히 머저리가 맞는 거 같은데 나라 안 백성들은 잘 먹고 잘살기 때문이다.

 

설원 8권 존현편에 내용을 여타의 전적과 연의해서 풀어쓴다면 이렇다. 노나라 군주 애공이 공자에게 묻기를 “오늘날 군주 중에 누가 현자입니까?” 그러자 공자는 말한다. “위나라 영공이 현자입니다.” 어째서 현자냐고 물으니 “사람을 쓰는데 탈이 없다”고 말한다.

 

창과 방패가 서로 싸울 때 사람들은 이를 모순이라고 말하지만, 위나라 영공은 창은 창대로 방패는 방패대로 쓰면서 모두 옳다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위나라 영공이라는 거다. 그래서 위나라 영공은 현자라는 게 공자의 생각이다. 공자께서는 어찌하여 노나라 대부 계강자와 말할 때는 위영공이 무도한다 하고, 노 애공하고 말할 때는 현자라고 했을까. 이 말에 대한 쉬운 풀이가 논어 위령공편 15~33문장에 있다. 공자님은 이렇게 말씀하신 바 있다. 군자에게 전문적인 지식을 얻기는 어려워도 큰 지식을 얻을 수는 있으며, 소인에게 큰 지식을 얻을 수는 없어도 전문적인 지식을 얻을 수는 있느니라. 물론 한 분야의 일가를 이룬 전문인 하고 국정을 운영하는 치천하를 다루는 통섭인 하고는 분명 다르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데는 전체를 볼 줄 아는 통섭인도 필요하고, 단면을 세밀히 보는 전문인도 필요하다. 이를 적재적소에 쓸 줄 아는 자가 현명한 군주인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