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을 주는 한 편의 시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윤성택 계단을 오르다가 발을 헛디뎠습니다 들고 있던 화분이 떨어지고 어둡고 침침한 곳에 있었던 뿌리가 흙 밖으로 드러났습니다 내가 그렇게 기억을 엎지르는 동안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내 안 실뿌리처럼 추억이 돋아났습니다 다시 흙을 모아 채워 넣고 앞으로는 엎지르지 않겠노라고 손으로 꾹꾹 눌러 주었습니다 그때마다 꽃잎은 말없이 흔들렸습니다 앞으로는 엎지르지 않겠노라고 위태하게 볕 좋은 옥상으로 너를 옮기지 않겠노라고 원래 자리가 그대 자리였노라 물을 뿌리며 꽃잎을 닦아내었습니다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화분 속 같은 생활 속에서, 살기 위해, 뿌리를 내리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우리의 삶에도 새해는 어김없이 찾아온다. 화분 속의 생이여 어제는 어두웠고 내일도 다를 바 없을 것이나 어차피 파고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밑으로 밑으로 흙의 품속을 파고들며 점점 지상과 멀어지지만, 우리의 자식들인 잎과 가지와 열매들은 환한 세상을 보게 될지니, 끊임없이 생을 파고들자. 어느 날 화분 같은 벽이 눈앞에 다가설지라도. 박후기 시인 hoogiwoogi@gmail.com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범(汎)야권 패배로 끝나면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여야 모두 막판까지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는 등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지만, 50대 이상 유권자 80%가 넘게 몰려나와 박근혜 후보에게 몰표를 주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이는 거대한 민심의 파도를 예측 못하고 오만함에 빠진 진보진영에 대한 국민심판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현 MB정권에 대한 심판론에 동의하는 분위기였지만, 민주당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불안감도 한몫을 했다. 총선이후 진보 진영이 보여준 행태는 막연하게나마 진보세력에게 지지를 보냈던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만 안겨 주었다. 진보세력의 최대 장점이었던 도덕성이 붕괴되는 순간, 국민들의 마음이 떠났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보수진영에서는 끊임없이 종북연대 프레임을 강조했고, 실제 강원권과 노인층에게 먹혔다. 전후 60년이 지났지만, 21세기 분단국가의 아픔이 고스란히 확인된 셈이다. 세대 간의 대결 양상도 자업자득이었다. 정권 교체기마다 드러난 남성중심의 권력부패, 그리고 개혁에 따른 극도의 피로감 등등. 심지어 안철수에 대한 기대감은 오히려 단일화 역풍으로 범여권 후보지지 현상이 일어났다.
아버지! 불초 소녀 이제 왔습니다. 졸지에 부모를 총탄에 여의고 빼앗긴 이름을 되찾고자 가마떼기 같은 작은방에서 서리서리 맺힌 한을 숫돌에 갈아가며, 33년 동안 어린 두 동생을 부둥켜 앉고 버텨왔다. 맹자는 그녀를 향해 이렇게 기록한다. 하늘은 장차 이 사람에게 큰 임무를 맡기기 위해 엄청난 시련을 준다고. 한때 예수의 재가 제자 사도 바울은 맹자의 이 말을 하나님은 감당할 시험을 주지만 또한 피할 길도 준다 라고 짧게 주석을 단다. 그러나 그녀는 피해 가지 않고 공자의 제자 담대멸명처럼 정면 돌파를 한다. 내공 20년의 박근혜. 진목공은 19년의 유리걸식을 하고 나서야 천하의 패자가 됐다. 월왕 구천은 죽음보다 더한 삶 23년을 견딘 다음 날 아침 천하의 패자가 됐다. 후광 김대중은 45년의 사선을 넘고서야 5년간 대통령이 됐다. 낚시꾼들 사이에 강태공으로 통하는 태공망여상은 60나이에 마누라에게 버림받는다. 버림받는 사유가 무능한 남자라는 이유다. 태공망 여상은 쌀알 400개로 일주일을 버티면서 20년을 곧은 낚시로 살았다. 그리고 20년 다음 날 아침 천하를 잡았다. 그의 나이 80세다. 박근혜. 그녀는 와신(臥薪)과 상담(嘗膽)을 일용할 양식처럼 먹
굿푸드 프로젝트는 용인 음식문화발전을 위해 용인신문, 용인가로수, 용인음식문화발전연구소, 용인아이, 티브로드기남방송, 수지기흥처인구 외식업지부가 함께 합니다. ▲ 대표 김상수 굿푸드-라쥬아(La joie 대표 김상수) 프랑스풍 카페 용인상륙 연말연시, 가족과 함께 '라쥬아(La joie)'는 기쁨, 행복, 환희를 뜻하는 프랑스어로 프랑스식 수제 케이크를 즐기며 행복한 분위기 속에서 연인 또는 가족이 함께 기분 좋은 이야기를 나누라는 의미로 상호를 정했습니다. 카페 분위기도 세심한 인테리어로 상호에 어울리도록 노력한 결과 오픈한지 두 달여 만에 입소문이 났습니다. 유럽 카페 분위기의 추억이 있는 다양한 손님이 찾으며 단골 고객이 됐습니다. 처인구 역북동 용인상공회의소 1층, 지난 8월말 유럽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카페 라쥬아(대표 김상수)가 문을 열었다. 음식 만드는 것을 즐기던 김상수 대표는 처음 한식에 관심을 가졌지만 제과제빵에 더 마음이 끌렸다며 언젠간 창업한다는 생각으로 몰두했다고 말했다. 이후 서울 프라자호텔 제과부에서 10년간 착실히 수련에 몰두하던 중 프랑스 연수라는 엄청난 행운이 찾아왔다. 김 대표는 프랑스 EK(에릭케제르)로의 1년
▲ 김태영 회장 봉사하는 날이 기다려져 작은 시작이었습니다. 아직 용인에 봉사라는 말이 어색할 때부터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점차 뜻을 같이하는 봉사자가 늘었고 어느덧 지난 1999년 모현의 좋은사람들이란 명칭을 갖게 됐습니다. 회원 의무인 월회비로 계절에 맞는 식재료를 직접 구입, 항상 모이는 장소로 향합니다. 정성을 담아 만든 밑반찬은 지역 80여 가정과 시설에 전달됩니다. 두 명이 시작한 모현의 좋은사람들(회장 김태영) 회원은 어느새 60여명이 됐다. 이들은 회비로 식재료를 구입하면 아예 앞마당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자기 집을 모임에 희사한 원년 멤버 이내옥 회원의 가정으로 모인다. 음식을 조리하고 바리바리 나눈다. 김태영 회장은 자발적인 모임이라 회원 간 만남은 언제나 즐겁고 새롭다며 하지만 집까지 희사한 이내옥 회원에게는 미안함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처음엔 필요에 따라 모였지만 규모가 커지다 보니 짝수 달 둘째 금요일을 정기모임의 날로 정했다. 계절별로 꼭 섭취해야 할 식재료로 3가지 음식을 조리하고 떡은 필수다. 시각장애인 17가정이 모여 사는 소망의집, 지금은 이사했지만 16명 장애아가 지내던 천사의집, 3개 지역아동센터를 비롯
오룡의 역사 타파(18) 백성을 근본으로 삼는다는 것의 원칙은 덕치의 유교이념에 있다. 조선 건국의 정당성과 명분도 그러했으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의 근본도 민본에 있다고 설명한다. 훈민정음과 농사직설, 각종 과학기구의 발명보다 제도적인 측면에서의 신문고가 주목되는 이유도 백성을 배려하는 사례에서 가장 혁신적이기 때문이다. 태종 4년(1404년), 국가에서 백성의 의사가 왕에게 전달되지 못할까 염려하여 신문고를 설치하였다. 백성들에게 와서 치도록 허락하여 왕의 귀와 눈이 막히고 가려지는 근심을 없애니, 이것은 진실로 좋은 법이요, 아름다운 뜻이다.라고 실록은 기록했다. 현재의 중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글을 모르는 백성을 위해 설치한 신문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여 국가 정책에 반영한 것으로 표현하여 민주적인 제도였다 라고 서술하는 부분도 우려되는 주장이다. 조선의 신문고는 전국의 백성들이 언제 어디서나 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의 궁궐에 위치한 신문고. 그 신문고를 치기 위해 서울에 오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절차의 복잡성 이었다. 신문고를 치기 전에 해당 관청에 호소하고, 억울함이 해결되지 않다고 생각되면 사헌부를 통해 신문고를 칠 수 있었다
울림을 주는 시 한 편-115 납이다 서영식 풀잎처럼 휘어진 낚싯대를 보고 있었다 그때 납이다! 아이가 소리쳤다 그래, 저건 고기가 아니라 납덩이가 낚싯줄을 문 것이란다 다시 납이다! 아이가 소리쳤다 그래, 납이다 먹먹한 물속에 가라앉아 숨을 참고 기다리는 거란다 다시 납이다! 나비다! 소리치며 아이가 뛰어갔다 아 나비, 추락을 반복하는 무거운 날갯짓 허공을 튕겨 다니는 위태로운 비행의 저것도 강물 속 봉돌처럼 자꾸만 가라앉으려는 납, 나비다 51.6% 대 48%. 당신과 나는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절반의 성공인가? 아니면 절반의 실패인가? 납인가 나비인가. 민주주의라는 랑그는 천 개의 빠롤을 가지고 있는가? 비로소 바벨탑의 국민이 되었으니, 천 개의 언어를 가지게 되겠지. 나는 납, 너는 나비. 의미는 중요하지 않다. 납이든 나비이든 자꾸 가라앉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되었다는 것. 당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당신은 납 아니면 나비다. 박후기 시인 hoogiwoogi@gmail.com
A: I heard you took a trip to Europe. 유럽여행 갔다왔다고 들었어요. B: Yes, I did. 네, 맞아요. A: How did you like it? 여행은 어땠나요? B: Oh, I got sick and tired of hotels and hotel food. East or west, home is the best. 오, 호텔이랑 호텔음식에 질렸어요. 어디든 집만한 곳이 없어요. 이주의 속담! A wise person profits from his mistakes. 현명한 사람은 그의 실수로부터 배운다.
만평/길눈이 ▲ 만평
맛 리더십 29 성공하는 식당들의 특징 가운데 음식의 신선도를 잘 관리하는 원칙과 더불어 그날 소화해야 할 음식을 모두 소진하고 재고를 남기지 않는 것 이라고 한다. 식품의 맛은 시간이 흐르면 변하고 특수처리를 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인생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인간의 수명에는 한계가 있고 자신의 관리에 따라 그 수명의 가감이 있듯이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자신의 언행에 따라 그 관계의 상태가 이어지거나 단절되기도 한다. 우리는 언제 죽을지 전혀 알 수가 없다. 한 시간 후가 될지, 일년후 가 될지, 삼십년 후가 될런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죽음에 대비하여 준비해야 하는 시간은 십 분이나 하루가 아니다. 우리의 생애 내내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 갑자기 다가오는 죽음에 대해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얼마나 허망하게 인생을 끝내게 되겠는가? 본인은 물론 함께 사는 가족을 비롯해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아쉬움과 아픔을 주게 될 것이다. 신선함을 생명으로 하는 것일수록 쉽게 상한다는 것은 자명한 진리다. 내 주장과 목소리가 신선한 우유처럼, 갓 구워낸 향긋한 빵 냄새처럼 타인에게 다가가려면 하루하루 관계의 유통기한을 정확히 지켜야 한다.
▲ 안작가 길위의 풍경 오랜만에 찾은 미술관 작품을 보다 숨막힐 듯한 고요가 나를 응시한다. 끝없는 욕망과 지난한 희생 그것의 산물들 갑자기 작품 앞에서 현기증이 났다. 미술관을 나오며 겨울 찬 공기와 노란 햇빛이 나를 감싸주었다.